15세기 이전까지 유럽에서 '책'은 고가의 물건으로 부유층만이 소유할 수 있었다. 목판에 글자를 새겨 먹물을 묻혀 찍어내는 목판인쇄술이 개발됐지만 한 글자라도 틀리게 새길 경우 목판을 처음부터 다시 새겨야하는 힘든 작업과정이 뒤따라서다.
성서를 목판에 인쇄해 파는 일을 하던 한 유럽의 인쇄업자는 실수 탓에 목판을 버리고 새로 작업해야 하는 과정을 벗어나기 위해 구리를 녹여 단단한 금속활자를 만들 생각을 했었다. 오랜 시간 노력한 끝에 그는 한 기술자와 함께 금속활자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금속활자를 이용한 활판 인쇄기의 발명으로 책의 대량 생산화를 이끈 이 인쇄업자는 바로 '요하네스 구텐베르그'다. 구텐베르그에 의해 1454년 인쇄된 '구텐베르크 성서'는 서구에서 최초로 등장한 활판 인쇄물이었다.
활판 인쇄기의 등장으로 대량으로 만들어지자 책값이 저렴해졌고 그동안 책을 읽고 싶어도 돈이 없어서 못 읽었던 평민들도 책을 살 수 있게 됐다. 부유층의 특권이자 독점체제였던 지식과 정보가 평민들에게도 퍼지게 된 것.
그가 대량 생산하기 시작한 성서는 '읽기의 대중화'를 통한 '문자의 시대'를 열었다는 게 역사학자들의 평가다. 문자의 시대를 연 그는 548년 전 오늘(2월3일) 눈을 감았다.
책의 대량 생산화로 그동안 지식에 굶주렸던 사람들은 그가 발명한 활판 인쇄기로 대량 생산된 책을 통해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쌓게 됐다. 지식과 정보를 얻은 사람들은 새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움직였다. 마틴 루터가 종교개혁의 당위성을 주장한 '95개조 논제'도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에 의해 순식간에 독일과 전 유럽으로 퍼져나갔다.
그의 활판 인쇄기는 중세 유럽 사회에 중대한 변혁을 가져온 촉매였다. 시민혁명과 종교개혁 등의 역사적인 사건의 계기가 돼 중세유럽의 판을 뒤집어놓게 된다. 책의 대중화는 정치·경제·과학·사회 등 전 분야에서 유럽의 저명인사들이 등장하는 밑바탕이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