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사회상을 가장 잘 반영하는 거울이다. 베스트셀러 목록이나 주요 서점의 서가에 진열돼있는 책을 들여다보면 사람들이 요즘 어떤 이슈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 읽어낼 수 있다.
최근 일과 양육을 동시에 해야 하는 '워킹맘'이나 '경력단절여성'(경단녀)이 늘어나는 현상 역시 책에도 고스란히 나타난다. 불과 몇 년전만 해도 직장 혹은 사회에서 여성들이 살아남는 법, 현명하게 사랑하고 결혼하는 법, 여성들을 위한 재테크 등의 책이 주목을 받던 것과는 사뭇 다른 흐름이다.
방송작가 박금선의 에세이집 '여자가 절대 포기하지 말아야할 것들'이 대표적이다. 이 책은 저자가 30년간 엄마와 아내로, 또 직업인으로 살면서 깨달은 점을 조언하듯 풀어낸다.
'그녀는 어떻게 다시 일하게 되었을까'(김규정)는 경단녀들을 위한 실용서에 가깝다. 재취업, 창업, 공부방, 자격증, 세일즈, 파워블로거, 주식투자 등 여성 34인이 경력단절을 뛰어넘은 방법도 다양하게 소개하고 있다.
전주혜 변호사의 '버텨라 언니들'도 워킹맘에 대한 '위로'와 새내기 워킹맘들에 대한 조언을 담아 주목을 받고 있다. 김미경의 '꿈이 있는 아내는 늙지 않는다' 역시 저자 자신이 워킹맘으로 일했던 경험을 살려 기혼여성을 주요 독자층으로 삼고 펴낸 자기계발서다. 이 책은 30만부 이상 판매돼 최근 개정증보판을 내기도 했다.
지난해 후반부터는 '페미니즘'열풍이 새롭게 가세했다. 인터넷에서 '여성혐오'와 이에 맞선 '남성혐오' 현상이 생겨나고 '젠더'문제와 '페미니즘'에 대한 논쟁이 치열하게 오가면서다.
특히 '맨스플레인'(Mansplain)이란 신조어를 만들어낸 책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든다'(리베카 솔닛)란 책이 소개되면서 페미니즘 도서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맨스플레인'은 남성을 뜻하는 '맨'(Man)과 '설명하다'란 뜻의 '익스플레인'(Explain)을 합친 단어다.
인터넷서점 알라딘은 이 같은 현상을 반영, 최근 페미니즘 관련 도서 기획전을 꾸렸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로 2번째다.
알라딘 관계자는 "지난해 리베카 솔닛의 책을 필두로 페미니즘 관련 책들이 여러 종 같이 나오고 관련 이슈가 계속 발생하다 보니 기획전을 진행한 것"이라며 "지난해를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한국 사회에서 '페미니즘 원년'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그 흐름이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올해도 페미니즘 관련 다양한 책들이 출간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번역, 출간된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합니다'(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를 필두로 '남자를 위한 페미니즘'(노정태), '페미니즘의 검은 오해들'(김미덕), '젠더'(R.W.코넬, 레베카 피어스)가 2~5월 중 출간 예정이다.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합니다'는 출간 불과 2주 만에 베스트셀러 14위(알라딘 기준)까지 뛰어오르며 페미니즘에 대한 관심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한편, 정유정, 정이현, 김애란, 편혜영, 김숨 등 기존의 여성 베스트셀러 작가들도 올해 신작으로 독자를 찾는다. 대표적인 40대 여성 작가로 꼽히는 편혜영과 김숨은 각각 '홀(The hole)'(가제)과 'L의 운동화'(가제)를 출간할 예정이다.
오는 5월 출간을 앞둔 정유정의 신작 '종의 기원'도 기대작이다. '한국형 스릴러' 대표 작가답게 이번 소설 역시 1인칭 사이코패스의 심리 스릴러를 다뤘다. 이밖에 김애란 작가의 '매스게임 제너레이션', '눈물의 과학'도 출간예정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