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할 수 있을까?

이해진 기자
2016.02.20 07:44

[따끈따끈 새책]결혼, 할 수 있을까?…'역사 속 인물들의 은밀한 결혼 이야기'

각박한 세상살이에 사랑까지 포기하는 젊은이들이 늘어가는 시대라지만 아직 결혼은 한국 미혼 남녀들의 고민거리로 남아 있다. '결혼은 반드시 해야 한다'는 사회적 압박은 조금씩 줄고 있지만, 대신 '그래도 결혼은 해야 하는 것인지', '한다면 어떤 사람과 해야 하는지' 개인적인 고민들이 깊어지고 있다.

신간 '결혼, 할 수 있을까'의 저자 로도스 공작 SH도 이 시대의 흔한 결못남'(결혼 못하는 남자)이다. 그리스의 로도스 섬을 방문해 일일 공작이 됐을 때의 감격을 잊지 못해 필명으로 삼을 만큼 낭만적인 구석이 있지만, 연애에는 번번이 실패하고 만다. 그래서 개인적 관심사인 역사에 결혼을 끼얹어 보기로 했다. 역사적 인물들의 결혼 이야기를 거울 삼아 고민을 해소해 보겠다는 시도이다.

책에는 나폴레옹, 크세르크세스, 다윗, 김춘추, 헨리 8세, 도요토미 히데요시, 프란츠 1세, 링컨 등 역사적 인물들의 결혼 이야기가 생동감 있는 에피소드로 담겨 있다. 더불어 인물들의 역사적 성취와 발자취도 소개돼 있다.

페르시아의 정복왕 크세르크세스는 의외로 순정파였다. 왕은 본처와의 갈등 끝에 이스라엘 포로 출신의 여인 에스더를 새 아내로 맞이했는데 그녀를 위해 총애하던 신하를 죽일 만큼 아내에 관대한 남편이었다.

반면 나폴레옹은 여러 여자 사이에서 어지러운 어심을 보였다. 그는 약혼 데지레를 버리고 이혼녀이자 귀족의 정부였던 조제핀을 사랑했지만 조제핀의 사랑을 받진 못했다. 결국 나폴레옹은 합스부르크가의 공주 마리 루이즈와의 정치적 결혼을 선택했는데 말년에 홀로 유배지에서 생을 마감해야 했다. 그가 쓸쓸히 죽어가며 남긴 마지막 말이 '프랑스, 군대, 선봉, 조제핀'이었다고 하니 전쟁 영웅이란 얼굴 뒤에는 평생 엇갈린 사랑만 하다 간 불행한 남자의 얼굴이 숨겨져 있던 셈이다.

그래서 '결못남' 저자는 어떤 깨달음을 얻었을까? 그는 인생에 대한 명확한 목표를 세운 후 적극적으로 짝을 찾고 찾은 이후에는 결혼을 결심할 수 있는 용기와 믿음을 가져야 함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겠다는 꿈을 꾸던 처자 문희가 미래의 발전 가능성을 보고 예비 신랑 김춘추를 택했던 것처럼.

사랑과 전쟁을 넘나드는 헨리 8세의 막장 러브 스토리는 타산지석 삼고, 부족한 배우자를 감싸주었던 프란츠 1세의 부인 마리아 테레지아로부터는 배려심을 배울 수 있다. 무엇보다 그동안 알 수 없었던 걸출한 역사적 인물들의 은밀한 사생활을 엿보는 즐거움이 있다.

◇결혼, 할 수 있을까=로도스 공작 SH. 푸른길 펴냄. 176쪽 /1만2000원.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