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읽는 책] '달을 줄 걸 그랬어' 外

박다해 기자
2016.02.20 07:49

'달을 줄 걸 그랬어'의 마이클, 애디, 칼 삼 남매는 어느 날 특이한 이름을 가진 판다를 한 마리 만납니다. 바로 '고요한물'이란 친구죠. 비오는 날 우산을 들고 마당 앞에 나타난 '고요한물'은 삼 남매와 금세 친구가 됩니다.

'고요한물'은 자신의 집에 놀러온 삼 남매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선물합니다. 삼촌네 집에 도둑이 든 이야기, 무슨 일이 일어나도 '글쎄올시다'하고 말하는 할아버지 이야기, 여행을 떠난 두 스님 이야기까지…그런데 이 이야기,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 같습니다.

바로 불교의 가르침, 도교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하는 동양의 옛이야기 우화지요. '고요한물'이 전해주는 이야기 속의 이야기는 스스로의 모습을 돌아볼 수 있게 해줍니다. 정답을 알려주지 않고 대신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지요. 아름다운 수채화는 동양 전통의 '수묵담채화'를 감상하는 듯해 마음이 덩달아 고요해집니다.

'콧물 빠는 할머니'와 고군분투 중인 초등학생인 지민이의 이야기도 들어볼까요. 지민이의 눈에는 오늘부터 한 살배기 남동생 지성이를 돌봐주러 오신 할머니가 아루매도 수상쩍어 보입니다. 동화책에 나오는 마귀할멈같이 생긴 할머니가 꼭 동새을 잡아먹을 것만 같았거든요!

지민이는 그 할머니한테 지성이를 맡기면 안된다고 엄마에게 필사적으로 매달려봤지만 웬걸, 엄마는 들은 척도 하지 않습니다. 할머니는 감기에 걸려 꽉 막힌 지성이의 코를 입으로 쭉 빨아들이는 등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합니다.

지민이가 아프다고 하자 할머니는 따뜻한 차를 만들어줍니다. 하지만 지민이는 여전히 할머니가 못미덥습니다. '콧물 빠는 할머니'는 그림책을 통해 노인과 아이들 간 소통의 폭을 넓히고 갈등을 줄여나가는 과정을 담은 이야기입니다. 지민이는 과연 할머니와 가까워질 수 있을까요?

이번에는 어른도 함께 읽을 수 있는'다정해서 다정한 다정씨'입니다. 화가 윤석남의 그림 32점과 에세이가 담긴 첫 그림책입니다. 그림에는 따뜻한 감성이 물씬 묻어나고 에세이는 세대를 아울러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작가는 한때 모든 것이 두렵고 무서웠던 자신의 이야기, 스물일곱부터 함께 살아온 남편과 이제 막 스물일곱을 넘어선 딸, 홀몸으로 자식 여섯을 키우면서도 명랑함을 잃지 않았던 어머니 원정숙 여사 등 가족의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이 밖에도 일상에서 마주친 남부터미널 할머니, 약수터에 와서 한참을 재잘거리다 정작 약수통은 두고 간 꼬부랑 할머니, 쉰 살이 되어서야 밥그릇 열두 개로는 마술사가 될 수 없다는 걸 깨달은 아줌마와 우리 외할머니는 슈퍼우먼이라고 자랑하는 손자까지… 서로 돌보고 보살핌을 주고받는 다정한 사람들의 삶의 단상이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숙연하게 담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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