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425개, 본부 75개, 지점 25개, 사업단위 수로 따지면 600개에 이르는 기업. 1965년 이후 50년 동안 주가가 약 187만%가 올라 1주당 20만 달러를 기록, 세계에서 가장 비싼 주식을 지닌 기업. 본사 정책에 따라 수백 개의 자회사로부터 들어오는 이익을 주주들에게 고배당하는 주주 중시 기업. 그리고 본사 직원 12명과 90세가 다 돼가는 CEO만으로 구성된 기업.
어떤 기업일까? 바로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다. 그동안 워런 버핏은 많이 알려졌으나 그가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알려진 바가 없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투자자 워런 버핏이 아닌 '경영자' 워런 버핏의 모습에 집중한다. '워런 버핏의 주주서한'을 편집했던 저자 로렌스 커닝햄은 1965년 한 지방 소도시의 초라했던 기업이 뉴질랜드의 국내총생산과 맞먹는 규모의 거대 투자지주 회사가 된 이면의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워런 버핏은 어느새 90세를 바라보는 나이다. 10년 전인 2006년,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가가 처음으로 10만 달러를 넘겼을 때부터 그와 버크셔 해서웨이를 둘러싼 다양한 견해가 대두됐다. 누군가는 워런 버핏의 나이를 생각하면 지금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식을 사는 것은 '정신 나간 짓'이라고까지 말했다. 버핏이 죽으면 버크셔 해서웨이의 영화도 끝날 것이라고 생각한 것.
그러나 워런 버핏은 이미 오래 전인 1991년 주주총회에서 자신이 어디에 있느냐는 절대 중요하지 않으며 버크셔 해서웨이는 자신이 없는 것처럼 잘 운영되고 있다며 주주들을 안심시킨 바 있다.
심지어 "나는 어제 죽었습니다. 나에게는 의심할 바 없이 나쁜 소식이지만 우리 사업에는 결코 나쁜 소식이 아닙니다"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유언장을 이사회에 미리 제출하기도 했다. 그로부터 10년 이 지난 현재, 워런 버핏과 버크셔 해서웨이는 여전히 건재하며 주가는 2배 이상 뛰었다.
저자는 계열사에 100% 자율경영을 보장하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기업 문화에도 집중한다.
버크셔 해서웨이 계열사 CEO들은 철저한 기업가 정신, 검소함, 정직을 기업문화로 공유한다. 이들은 조직 내부의 정치나 비효율적인 관계에 간섭받지 않고 오롯이 회사의 경영에만 힘써 실적을 개선하고 있다. 본사 직원이 단 12명에 불과하다는 것은 버크셔 해서웨이의 '분권화'된 경영 형태를 바로 보여준다.
여전히 많은 이들은 워런 버핏이 없는 버크셔 해서웨이를 걱정한다. 그러나 저자는 버핏이 1965년부터 일궈온 이 회사의 DNA에 이미 '워런 버핏 정신'이 담겨있다고 알려준다. '버크셔 해서웨이'를 통해 '투자자'가 아닌 '경영자'로서 그가 평생 추구해 온 가치를 만날 수 있다.
◇ 버크셔 해서웨이=로렌스 커닝햄 지음. 오인석 옮김. 이레미디어 펴냄. 428쪽/1만6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