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겨울을 견디고 봄꽃을 틔운다

김유진 기자
2016.03.05 03:10

[따끈따끈 새책] 나탈리 크납, '불확실한 날들의 철학'… 불안한 과도기를 견디는 법

이제는 진부해진 '흙수저' 논란을 꺼내지 않더라도, 요즘 사람들의 삶은 하루하루가 불확실하다. 평생직장이라고 믿었던 회사로부터 젊은 나이에 명예퇴직을 권고받고, 주식에 큰돈을 투자했다가 주가가 내려가면서 쫄딱 망한 사람들의 소식을 매일 접하며 불안하게 살아가야 한다. 현대인에게는 매 순간이 인생의 '과도기'에 가깝다.

경제적 혹은 사회적 불안만이 우리를 불확실한 삶으로 내모는 것도 아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최근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밝혔듯, 생태 위기는 이제 더는 추상적인 위협이 아닌 현실의 위협이 되어 다가오기 시작했다. 모두가 매년 무서울 정도로 변화하는 기후를 피부로 느끼고 있지 않은가.

현대인은 이렇게 과도한 불안과 스트레스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똑같은 재료도 어떻게 요리하느냐에 따라서 그 맛이 완전히 달라지는 법. 독일 철학자 나탈리 크랍은 우리가 일상에서 겪는 '과도기'에 대한 탐색과 성찰을 통해 우리가 이 시기를 어떻게 요리해야 평안한 삶을 살 수 있을 지에 관해 이야기한다.

"봄의 벚꽃을 보면서 우리는 과도기의 흔들리는 현재와 화해할 수 있다. 벚나무는 비바람이 몰아쳐도 굽히지 않고 여린 잎을 낸다. 이렇게 위험을 무릅써야만 그 아름다움을 펼칠 수 있다."

지은이는 현대인들이 유독 변화와 위기에 취약하다고 말한다. 계절이 변하듯 혹독한 시련과 이를 상쇄할 기쁨이 오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인데, 이를 잘 견디지 못한다는 것이다. 인생이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 순간을 견디지 못하며 이 변화를 막기 위해 과도하게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큰 그림에서 볼 때, 결과적으로 시련과 고난도 본인 인생의 일부다. 그 시기를 그저 괴로워만 할 것이 아니라 승화시키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 지은이의 주장이다. 혹독한 겨울을 견디고 나무가 봄꽃을 틔우는 것처럼 말이다.

악성 뇌종양 진단을 받고 뛰어난 문학적 성취를 이뤄낸 작가 볼프강 헤른도르프, 광대로 살다가 세계적인 애도 상담가가 된 바버라 파흘-에버하르트 등 자신의 인생에 찾아온 불확실성을 기회로 삼은 사람들의 선례가 소개된다. 책 속에 담긴 다양한 임상 사례와 문학작품, 역사적 사건 등은 자신의 삶을 돌아볼 기회를 제공한다.

◇불확실한 날들의 철학=나탈리 크납 지음. 유영미 옮김. 어크로스 펴냄. 376쪽/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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