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시청률이 가장 높은 뉴스 채널은 '폭스뉴스'다. 성공비결은 시청자가 원하는 것을 보여준다는 데 있다. 시청자는 '재미'와 '확인'을 원한다. 뉴스가 재미있는 방식으로 그들의 기존 관념을 확인해주길 바란다. 폭스뉴스가 선택한 특정 시청자층은 미국의 보수파다. 미국에 총기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폭스뉴스는 총기 금지를 떠들어대든 말든 줄곧 총기 소유권을 강조했다. 미국의 대외 군사행동에 강경한 지지를 표명하며 이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은 애국심이 없는 사람이라고도 보도했다.
이는 확증편향 행동양식으로 설명할 수 있다. 어떤 것을 믿기 시작했다면 이를 굳건히 해줄 정보를 사실 여부에 상관없이 주도적으로 수집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이 아닌 근거 없는 주장을 따르거나 자신의 관점과 비슷한 정보만 받아들이게 된다는 데 있다. 사람들의 관념이 갈수록 극단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과학자이자 칼럼니스트인 완웨이강은 이를 인문계적 사고방식으로 설명한다. 원칙을 중시하고 그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무언가에 전부를 거는 극적인 상황을 좋아하는 사고방식이다. 반면 이공계적 사고방식은 장단점을 분석해 타협을 도출하고 상황 변화에 따라 전략을 조절한다. 예컨대 '산아제한'은 인문학적 관점에서는 인간성 말살이지만, 이공계적으로 보면 인구의 폭발적인 증가로 벌어지는 재난을 막는 정책이다.
완웨이강은 세상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문학적 사고에서 이공계적 사고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오류와 편협함에 갇힌 생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그는 이공계적 사고의 출발점은 '트레이드 오프'(trade off)라고 말한다. 눈앞에 놓인 두 가지를 모두 가질 수 없다면 어떤 것을 희생(off)해서 다른 것을 얻어와야(trade) 한다. 인문학적 사고방식으로는 다른 사람의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으면서 최소 한 명 이상의 상황을 유리하게 만드는 '파레토 최적'을 주장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런 상황이 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좋은 점이 있으면 으레 나쁜 점도 있는 법이라는 것.
또 다른 방법은 상관관계를 밝혀보는 것이다. 예컨대 '중국 청소년 범죄의 80%는 인터넷 중독과 관련 있으며 인터넷에 중독된 청소년 중 20%는 범죄를 저지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를 바탕으로 '인터넷 중독자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범죄율이 더 높다'고 결론 내릴 수 있을까? 불가능하다. 청소년 범죄율과 인터넷 중독자 비율의 상관관계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논리적 오류는 대조군을 만들어 비교해보는 것으로 막을 수 있다.
책은 근거 없는 상식과 비논리로 가득한 불확실한 세상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과학적으로 이해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공계의 뇌로 산다=완웨이강 지음. 강은혜 옮김. 더숲 펴냄. 432쪽/1만7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