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윈이 틀렸다? '적자생존'에 반기든 '공생명'

이해진 기자
2016.05.14 03:10

[따끈따끈 새책]생명이란 무엇인가…'적자생존'을 뒤집어 공생명을 말하다

'인간

이라서/참 다행이야/장난감으로 태어났다면/생각만 해도 끔찍해/그러고 보니/내 심장은 어떻게/바운스(bounce) 바운스(bounce)해/사람들이 움직이는 게 신기해/팔다리가 앞뒤로 막 움직이는 게'

요즘 인기몰이 중인 듀엣 악동뮤지션의 신곡 '사람들이 움직이는 게'의 가사다. 심장이 팔딱팔딱 뛰고 팔다리를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생명력에 대한 놀라움을 담았다. 이처럼 인간에게 '생명'이란 존재는 늘 수수께끼와도 같았다.

"과연 생명이란 무엇인가?"란 질문에 일리 있는 답변 중 하나가 바로 '박테리아'다. 무릇 살아있는 생물은 다 박테리아의 자손이거나 여러 박테리아가 합병된 것이다. 태초의 생명인 박테리아는 서로 잡아먹고 먹히는 과정을 거치며 다세포 생물로 진화해 나갔다. 또 포식자의 몸속에 살아남아 포식자와 함께 새로운 생명체로 거듭 진화했다. 동물 세포에 있는 미토콘드리아와 식물 세포에 있는 엽록체가 바로 이 그 흔적이다.

책 '생명이란 무엇인가'는 위와 같이 주장하는 생물학계의 이단아 린 마굴리스와 도리언 세이건의 '공생명' 이야기를 담았다. 저자들은 지금의 모든 생명체는 개별 생명체가 아니라 박테리아와 '공생명체'라고 주장한다. 그렇기에 인간을 가장 우월한 생명체로 보는 다윈의 진화론과 달리 진화의 선두주자가 따로 없다. 모두 진화라는 여정을 함께하는 '동반자'다.

이는 '적자생존'에 대한 반기이기도 하다. 저자들은 시베리아 벌판의 혹독한 추위에도 살아남아 유전자를 퍼뜨릴 수 있었던 물새나 사슴을 예로 든다. 이 개체들이 살아남은 이유는 더 강한 체력과 면역력으로 다른 개체와의 '경쟁'에서 이겼기 때문이 아니다. 바로 무리가 잘 '협력'해 서로 도왔고 그 결과 지능적으로도 잘 발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린 마굴리스는 생명이란 끝없이 확장하며 그 확장의 영역은 항상 새롭고 고달프기 때문에 종들이 서로 협력함으로써 생명의 지평을 확장해올 수 있었다며 '생명은 공생명'이라 힘주어 말한다.

삶의 여건이 갈수록 팍팍해지는 한국 사회는 '각자도생'이 모범답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 냉엄한 생존 투쟁 속 돌봄과 협력은 어쩌면 위험한 모험이다. 하지만 그래서 일까. '나와 너는 물론 생명 있는 모든 것이 공생명이자 동반자'라는 생물학의 논리가 어쩐지 따뜻한 위로의 메시지로 읽힌다.

◇생명이란 무엇인가=린 마굴리스, 도리언 세이건 지음.김영 옮김.리수 펴냄.352쪽/1만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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