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돈 세기, 주택 넓이와 토지 면적 재기, 일식과 월식 날짜 계산하기, 적군의 암호 해독하기….
인간이 수(數)에 대한 개념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다. 일상은 물론 세계사의 중대 현장에 '수'가 함께 했다. 루돌프 타슈너 오스트리아 빈 공과대 교수의 신간 '보통 사람들을 위한 특별한 수학책'이 주목한 것은 이와 같은 수가 지닌 진정한 의미다.
저자는 수란 단순히 숫자를 세는 도구가 아니며, 인간의 성찰이나 합리적인 능력을 담아내는 틀이라고 설명한다. 따라서 수학은 곧 논리와도 깊은 관련을 맺게 된다. 수학이 발전한다는 것은 곧 논리가 발달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논리가 발달하면서 문명도 발전했다는 얘기다.
역사적으로 수는 권력과 깊은 관련을 맺어 왔다. 고대에 숫자를 다룰 수 있다는 것은 곧 높은 지위에서 다른 이들을 다스리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보장했다. 또, 수는 전쟁의 무기로도 사용됐다.
이집트의 최고 통치자인 투탕카멘은 나일 강 범람의 수수께끼를 풀어 백성을 다스렸다. 바빌로니아 학자들은 일식과 월식을 계산하는 수학적 능력을 기반으로 기득권을 누렸다. 아르키메데스는 수리적 계산을 기반으로 로마 함대를 물리쳤다.
냉전 시절 각국 비밀 정보부들은 숫자로 메시지를 암호화했고, 상대국 암호를 풀기 위한 치열한 두뇌 싸움도 벌였다.
책은 수의 복잡한 개념을 쉽게 풀어쓰는 한편 수학과 얽힌 세계사의 순간을 소개한다. 수학이 골치 아픈 일반인도 분수의 개념뿐 아니라 스파이들의 '암호 전쟁'이 무엇인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끈다.
책은 역사적 업적을 세운 수학자들의 삶과 이들의 논문, 저술을 설명하면서 수학 그 자체에 대한 흥미를 북돋는 역할도 한다. 지구와 달의 거리를 찾는 노력이나 자연 속에서 가장 큰 수의 개념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 애쓰는 수학 천재들의 노력이 소개돼 있다.
◇보통 사람들을 위한 특별한 수학책=루돌프 타슈너 지음. 박병화 옮김. 이랑 펴냄. 304쪽/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