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을 위해 헌신한, 서른다섯명의 부고

김지훈 기자
2016.07.08 07:37

[따끈따끈 새책] '가만한 당신'…인권·자유 등 가치 실현에 힘써 온 망자를 기억하며

'가만하다'는 '움직이지 않거나 아무 말도 하지 아니한 상태'라는 뜻의 형용사다. 신간 '가만한 당신'이 주목한 것은 '가만한' 망자들의 부고다.

저자 최윤필은 인권과 자유, 차별 철폐와 같은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헌신했지만, 국내에까지 그 이름을 널리 알리지 못한 서른다섯 명의 생애를 책에 담았다. 외신 부고 기사를 기반으로 추가적인 취재와 연구를 바탕으로 정리했다.

저자는 이 서른다섯 명에 대해 우리가 마땅히 누려야 할 가치, 권리를 쟁취하고자 싸웠던 선구자들이라고 소개했다. 이들은 우리에게 낯선 이름들이다. 저자는 "국내에 널리 알려진 인물들의 부고는 어떻게든 기억되리라 여겨 외면했고, 떠난 자리에 잔물결도 일지 않을 것 같은 이들을 편파적으로 주목했다"고 말한다.

저자는 서른 다섯 명이 세상을 바꾸기 위해 쏟은 노력에 주목하는 한편 그들이 떠난 뒤 남아있는 숙제도 소개했다.

여성 할례 금지 운동에 나선 간호사 출신 여성 인권 운동가 에푸아 도케누가 이런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도케누는 아프리카와 중동 등지에서 전통이란 명목 하에 여성 성기 일부를 절제하고 봉합하는 여성 할례 문제를 정면 비판한 인물이다. 그의 저서 ‘장미 자르기’는 ‘여성 할례’, 즉 여성성기절제(FGM)를 다룬 최초의 전문 서적으로 주목받았다.

그는 1995~2001년 세계보건기구(WTO) 여성보건국 국장(대리)으로 일하며 유엔 모든 회원국이 FGM을 금지하도록 동의하는 데 설득했다. 2012년 유엔총회는 FGM을 인권 범죄로 규정했으나, 지금도 매년 수 만명의 어린 여성이 범죄에 희생되고 있다는 문제는 남아있다.

흑인 인권 투쟁 현장을 누빈 존 마이클 도어 등의 삶을 소개하며 인권과 자유를 위한 투쟁의 역사도 소개했다. 또, 장애에 대한 편견과 육체적 고통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은 스텔라 영, 암 환자임에도 동성혼 법제화 문제에 직접 맞선 니키 콰스니 등 경직된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 애쓴 이들도 조명했다.

◇가만한 당신=최윤필 지음. 마음산책 펴냄. 360쪽/1만5000원.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