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 권리…' 일하지 않는 휴식 vs 일은 휴식의 중단

이영민 기자
2017.06.03 08:46

[따끈따끈 새책] 일하지 않을 권리…쓸모없는 인간에 대한 반론

"어떤 일을 하시나요?" 대화의 시작에 자주 등장하는 이 말에는 '일은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담겨 있다. 하지만 새 책 '일하지 않을 권리'는 이러한 생각에 의문을 제기한다. 일에 대한 일반적 관념은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라 사회적, 역사적 구성물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일을 자연스럽게 여기는 고정관념이 우리의 삶을 망가뜨린다고 말한다. 일은 사람을 소외시키고 일상적 모멸감을 느끼게 하기 때문에 의미 깊고 창조적인 활동에 대한 개인의 열망을 채우는 데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일이 평소 우리 삶에 끼치는 영향도 살핀다. 일하고, 일하기 위해 회복하고, 번 돈을 쓰고, 고용 가능성을 키우라는 경제적 요구가 우리를 지배하면서 경제성을 뛰어넘는 가치 있는 활동에 쓸 삶의 영역을 앗아간다고 지적한다.

나아가 '비노동자'를 끈질기게 낙인찍으려는 언론, 사회 일원으로 인정받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데 있어서 일이 대체 불가능한 요소라는 기존 관념을 바꾸지 않으려 고집하는 태도를 폭로한다.

저자는 사람들이 일 중심성이 덜한 존재로 바뀌면 현재 사회 체계가 제공하는 피상적인 도피와 자유보다 더 강력하고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책은 노동 중심적 사회, 소비사회를 비판하면서도 이런 사회에서의 일이나 소비에도 나름의 즐거움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부정하지 않는다. 일에 저항하는 사람들이 얻는 즐거움을 전하면서도 대신에 그들이 직면하는 어려움도 빼놓지 않고 소개한다. 소비사회의 사람들이 광고나 매체 조작의 단순한 희생자가 아니라는 점, 소비자들은 소비 행위에서 선택, 통제, 힘을 행사하는 능동적인 존재이기도 하다는 점도 놓치지 않는다.

◇ 일하지 않을 권리=데이비드 프레인 지음. 장상미 옮김. 동녘 펴냄. 352쪽/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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