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 만을 쫓는 이들은 ‘팀의 역할’을 가볍게 여기고, 팀은 스포츠 등 일부 분야에서만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고 믿기 일쑤다. 기업이든 사회든 위대한 성취는 작은 집단, 즉 팀이 함께 힘을 모아 노력한 결과인데도, 팀이나 팀워크는 언제나 과소평가돼 왔다. 리더는 팀이 성취해야 할 목표를 중요하게 언급하지만, 팀에 필요한 뒷받침은 뒷전이었다.
픽사, 넷플릭스, 알리바바, 홀푸드, 에어비앤비, 자포스, 파타고니아. 어느 순간부터 우리 입에 오르내리는 이 혁신기업들은 오늘날 비즈니스 판을 완전히 바꿔놓은 이단아들이다. 어떤 남다른 재능과 문화가 이 시대를 지배하는 성공 기업으로 이끌었을까.
이들 사업 성공에는 ‘팀’이 있었다. 조직운영과 업무방식을 기존 기업과 다르게 실천한 곳으로, 이들 모두 팀 단위의 성공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었다. 그래서 명명된 단어가 ‘익스트림 팀’이다.
픽사는 자신이 기여할 프로젝트를 스스로 선택한다. 홀푸드에선 판매직원, 즉 고객과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들이 고객에게 가장 좋은 서비스 방식을 결정하게 하는 게 당연하다고 여긴다.
넷플릭스는 직원들의 독립성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업무 매뉴얼과 간섭을 극도로 최소화한다. 대신 그렇게 부여된 자율성이 무용지물이 될 경우 넉넉한 퇴직금을 주고 퇴사를 권고한다. 실수를 하거나 성과가 부진한 경우 이를 만회할 시간을 주지만 그 시간이 그리 넉넉하지 않다.
이들 기업의 ‘익스트림 팀’에서 드러나는 공통점은 5가지다. 첫째 ‘올인’. 익스트림 팀은 조직의 궁극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종교집단에 가까운 집념을 발휘한다. 이 집념은 일 중독이 아니라 일의 의미를 알고 즐기는 행위다. 둘째, 1인 능력보다 팀의 조화로 성과를 낸다. 이 팀은 개인의 능력을 중요하게 여기지만, 개인들의 다양성과 조화가 중요하다는 사실 역시 빼놓지 않는다.
셋째, 소수의 우선순위에만 집중한다. 성공이 될 분야에 어머 어마한 시간을 쏟아 붓고 그 외의 부차적인 일을 피하기 위해 노력한다. 불필요한 절차와 간섭도 배제한다. 넷째, 때론 강하고 때론 부드럽다. 강도 높게 노력하는 한편, 팀원들의 장·단점을 솔직히 드러내며 서로 조화롭게 행동한다. 상반된 가치를 동시에 실현하는 익스트림 팀의 면모는 고도의 자율성과 명확한 책임의식을 함께 추구하는 데서 드러나는 셈이다.
마지막은 불편함을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자세다. 불편함을 일으키더라도 정당한 논쟁을 장려하며 이를 통해 더 나은 결과에 다다를 수 있다고 믿는다. 갈등을 실패의 조짐이라고 보는 여느 조직과는 다른 문화다.
이들 기업은 그러나 그 목표와 특징, 성격에선 조금씩 다르다. 넷플릭스는 팀 체제를 프로 스포츠팀에 비유해 필요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면 언제든 다른 구성원으로 대체된다. 반면 자포스는 유대감과 공동체 의식을 조성하는 데 많은 공을 들인다.
알리바바 마윈 회장의 말처럼 “성공한 기업을 모방만 하는 기업은 망한다. 자신의 조직이 처한 ‘맥락’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가치와 연결되는 지점인 셈이다.
특별한 성취를 위해 익스트림 팀은 필요하지만, 조직에서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자칫 낭패를 볼 수도 있다. 평범한 팀에 비해 여러모로 기복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계적 혁신기업들은 이를 경험으로 알고 있고, 무엇보다 위험없이 성공없다는 냉정한 비즈니스 룰에 대한 인식도 확고하다.
저자는 “중요한 건 거듭되는 실패를 통해 각자 조직에 맞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고 ‘손을 더듬어가며’ 내일의 길을 실험하는 데 있다”며 “누구나 흉내 낼 수 있는 익스트림 팀이라면 그 이름이 무색하지만, 그 자체만으로 차지하게 될 경쟁우위의 힘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익스트림 팀=로버트 브루스 쇼 지음. 박여진 옮김. 더퀘스트 펴냄. 352쪽/1만6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