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자와 동행하는 연습 필요”…기술이 배제한 존재의 재인식

김고금평 기자
2020.08.22 05:15

[따끈따끈 새책] ‘천 개의 파랑’…‘제4회 한국과학문학상’ 대상 수상작

머니투데이 주최 ‘제4회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부문 대상을 받은 천선란 작가의 ‘천 개의 파랑’은 ‘따뜻한 연대’의 가치가 넘친다.

소설가 최진영은 “행복과 위로, 애도와 회복, 정상성과 결함, 실수와 기회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 배운다”며 “무엇도 배제하지 않고 함께 나아가는 방법을 보여주는 따뜻하고 찬란한 소설을 만났다”고 평가했다.

진보하는 기술 속에서 희미해지는 존재들을 올곧게 응시하는 힘이 작품에 곳곳에 녹아있다. 작가는 발달한 기술이 배제하고 지나치는 이들, 엉망진창인 자본 시스템에서 소외된 이들, 부서지고 상처 입은 채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이들을 다정함과 우아함으로 엮은 문장의 그물로 가볍게 건져 올린다.

하반신이 부서진 채로 폐기를 앞둔 휴머노이드 기수 ‘콜리’, 장애를 가진 채 살아가는 소녀 ‘은혜’, 아득한 미래 앞에서 방황하는 ‘연재’ 등 소설 속 주인공들은 모두 상처 입은 존재들이지만 누구도 홀로 물방울처럼 울게 놔두지 않는다. ‘천 개의 파랑’은 이 세계 가장 느리고 약한 것들과 기꺼이 발걸음을 맞추고 동행한다.

작가는 “우리는 모두 천천히 달리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약자에게 시선을 돌리는 연습과 준비를 통해 비로소 세상의 온기 또는 연대를 느낄 수 있다는 작지만 깊은 삶의 태도가 폐부를 찌른다.

◇천 개의 파랑=천선란 지음. 허블 펴냄. 376쪽/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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