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근로소득 비중 감소, 기본소득과 주권화폐 결합으로 타개"

최민지 기자
2021.04.29 17:34

기본소득과 주권화폐는 그동안 각각 분리된 운동으로서 제기돼왔다.

기본소득은 사회 정의의 구현 등으로 도입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주권화폐는 경제의 금융화의 억제, 화폐 발행 이익의 공동체로의 반환 등의 이유로 경제학계의 일각에서 오래 전부터 주장돼왔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최근 기본소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유승경 경기도 경제과학진흥원 원장이 '기본소득과 주권화폐'를 번역해 소개했다.

이 책은 긴축 기조의 탈피와 유효 수요 부족의 타개라는 측면에서 기본소득 도입과 주권화폐 발행을 제도적으로 결합할 것을 주장한다.

이 책의 논리 전개의 출발점은 기술 혁신이 빠르게 진행됨에 따라 근로소득(임금)이 총 산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에 있다. 근로소득의 비중이 줄어듦에 따라 경제의 총수요가 위축됐고 이로 인해 유효수요가 부족해지고 있다.

저자(제프 크로커)의 주장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적으로 민간 부채 및 정부 부채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유효수요 부족을 보충하려는 과정에서 빚어진 현상이다.

근로소득이 줄어듦에 따라 가계는 부채를 통해서 부족한 소득을 보충해왔기 때문에 민간부채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또한 가계의 근로 소득의 부족을 재정 지출을 통해서 보충하는 과정에서 정부 부채도 계속 누적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저자의 관점에서 기술 혁신-근로 소득 감소 -민간 부채 및 정부 부채의 누적은 현재의 경제 제도에서는 기술 발전에 따른 필연적인 결과이다.

따라서 저자는 정부가 화폐를 직접 발행(주권화폐를 발행)해 그것을 재원으로 해 가계에 기본소득을 제공하는 한편 늘어난 복지 수요를 충족시키는 재정으로 활용할 것을 제안한다.

기본소득과 주권화폐의 제도적 결합이라는 이 책의 요지는 유효수요 부족의 타개에 정책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케인스주의 전통을 잇고 있다.

한편 저자는 2008년 위기 이후에 케인스주의 전통에서 발간된 주요 저서들의 그 내용을 집약적으로 요약하고 그것을 토대로 자신의 주장을 전개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이 책은 최근 위기를 둘러싸고 전개되고 있는 이론적 논쟁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에도 긴요하다.

저자 제프 크로커는 기본소득포럼(Basic Income Forum)의 편집자이다. 그는 경제학을 공부했고 기술전략 컨설팅 부문

에서 국제적으로 활동했다. 그는 기술이 어떻게 경제의 근본적 변화를 불러왔는가를, 특히 총 유효수요 위축의 측면에서 연구하고 있다.

옮긴이 유승경 원장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일리노이 주립대와 프랑스 사회과학대학원에서 공부했으며 LG경제연구원,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정치경제연구소 대안에서 근무했다. 유 원장이 번역한 책으로는 '세계화의 종말', '우주의 거장들', '프리드먼은 왜 헬리콥터로 돈을 뿌리자고 했을까', '경제 위기는 반드시 온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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