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지역 국립박물관의 관람객 수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국립중앙박물관(국중박)이 전 세계 3위 수준의 관람객을 기록한 데 이어 K-문화에 대한 관심이 확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에 올해는 ‘100만 관람객 박물관’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경주박물관의 지난달 22일 기준 누적 기준 관람객은 40만여명으로 전년 동기(17만여명)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춘천·부여·진주·전주박물관 등의 관람객 수가 모두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00만 박물관'이 더 생길 것이라는 관측에도 힘이 실린다. 지난해 650만 관람객을 기록한 중앙박물관 외에 '100만 박물관'은 APEC(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정상회의로 국제적 주목을 받은 경주박물관(197만여명)밖에 없다. 100만명에 근접한 기록을 거둔 부여박물관(95만여명)과 공주박물관(87만여명), 대구박물관(74만여명) 등이 유력한 후보다.
지역박물관의 활성화는 지원 확대와 새 콘텐츠·인프라 확장으로 이어지고 다시 박물관의 관람객이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 경주박물관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해 사상 최초로 꾸린 신라 금관 특별전이 개막 전부터 '금관 오픈런'이 일어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았다. 특별전 관람객만 28만여명을 넘기는 등 최고 기록을 쓰자 경주박물관은 특별전을 정례화하기로 결정했다.
지역 관광을 활성화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박물관 방문 수요가 증가하면 해당 지역을 찾는 관광객 수와 소비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충남 부여군의 관광객 수는 전년 대비 13.5% 증가했으며 경남 진주시(5.3%) 전남 나주시(5.5%) 등 지역도 관광객 수가 늘어났다. 이들 도시는 지역 박물관의 관람객 수가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한 지역이다.
이에 지역박물관은 콘텐츠를 다양화하고 인프라를 확충해 꾸준한 방문을 유도하겠다는 목표를 올해 내놨다. 진주박물관이 제작한 유튜브 콘텐츠 '화력조선'은 조회수 300만회를 돌파하는 등 긍정적 반응을 얻었으며 광주·전주·대구 등 전국 8개 박물관이 참여한 '국보순회전'은 15만여명의 관람객을 유치했다. 전주박물관은 올해 총사업비 234억 원 규모의 '복합문화관' 건립의 밑작업을 추진 중이다.
수익 구조는 개선해야 한다. 국가유산과 함께 있어 유료인 진주박물관(2000원) 등 일부 박물관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박물관이 무료로 운영되고 있다. 연간 200억~300억원의 예산이 필요하지만 대부분을 국가 지원에 의존하고 있어 자체적으로 유물 보존·관리비, 전시 구성 비용 등을 충당하기가 어렵다. 지역 민간 박물관·미술관의 가격 책정에 부담을 준다는 지적도 있다.
호남의 한 지역박물관 고위 관계자는 "지역 박물관 수요가 일정 부분 견고해진 만큼 관람료 현실화 논의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며 "지역박물관이 독자적으로 추진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특별전이라도 먼저 금액을 책정하는 등 방안을 고민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