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 문화의 뿌리인 그리스 문학의 대표작을 논할 때 빠지지 않는 작품이 '오디세이아'다. 영웅 오디세우스가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겪는 10년간의 여정을 그려낸 대서사시로 장대한 묘사와 구성이 특징이다. 영어권에서 험난한 여행을 뜻하는 '오디세이'라는 단어가 이 작품의 이름에서 따왔을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동명의 영화 개봉과 맞물려 오디세이아가 우리 서점가의 베스트셀러에도 다시 진입했다. 트로이 전쟁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려다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저주를 받는 부분부터, 기어이 아내 페넬로페를 되찾는 부분까지 꾹꾹 눌러담았다. 괴물들과 맞서 싸우거나 아내의 구혼자들을 물리치는 장면은 블록버스터 영화를 보는 듯 흥미롭다.
10년간 이어진 신의 방해에도 기어이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고자 마는 인간 오디세우스의 이야기를 생동감 있게 전한다. 누구에게나 익숙한 그리스 신화를 배경으로 하지만, 한계에 맞서 싸우는 인간을 노래한 '인간 찬가'에 가깝다. 책을 관통하는 주제도 인간으로서의 삶의 의미를 들여다보자는 것이다. 시간과 인종과 배경은 다르지만 오늘날 우리에게도 남다른 울림을 주는 이유다.
수많은 번역본이 있지만 이 '오디세이아'가 특별한 것은 303개의 각주다. 해설들이 건네는 손을 잡고 오디세우스의 항해에 동참할 수 있다는 것은 이 책이 주는 특권이다. 수많은 그림이 덧붙여져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고대 그리스의 숨결을 담은 104점의 명화가 대서사시의 감동을 배가시킨다.
24편의 이야기를 1권에 눌러담다 보니 생략되거나 간소화한 부분이 있다. 때로는 각주가 본문보다 더 길게 덧붙여져 있어 몰입감을 해친다는 느낌을 준다. 책의 분량 자체는 짧지 않지만, 그림이나 지도, 해설에 집중한 나머지 정작 오디세이아 본연의 매력은 떨어져 보인다.
한편 호메로스는 기원전 8세기경 활동하던 그리스의 문호다. 성경과 더불어 서양 문학·철학사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인물로서 오디세이아 외에도 '일리아스' 역시 수많은 작가들에게 영감을 줬다. 일부 학자들은 그의 작품마다 특징이 다르다는 점을 들어 여러 인물을 묶어 '호메로스'라고 불렀다거나 가상 인물이라는 주장을 내놓기도 한다.
◇오디세이아, 현대지성, 2만 7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