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권위의 도서관 대회 '세계도서관정보대회'(WLIC)가 10일부터 부산에서 열린다. 2번 이상 대회를 개최한 아시아 국가는 한국이 처음으로, AI(인공지능)·독서율 감소 등 위기에 직면한 세계 도서관계에서 우리 도서관의 위상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도서관정보대회 국가위원회는 이날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세계도서관정보대회가 개막했다고 밝혔다. 오는 13일까지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도서관·정보 분야 연구자와 전문가, 관련 기업 관계자 등 120여개국 3300여명이 참가한다. 1929년 이탈리아에서 열린 뒤 90회에 걸쳐 열린 모든 대회를 통틀어 역대 최대 규모다.
개막식에는 레슬리 위어 국제도서관협회연맹(IFLA) 회장, 마리아 맥컬리 미국도서관협회 회장 등 도서관계 주요 인사와 조정식 국회의장,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정부 인사가 참석했다. 조 의장은 "한국의 디지털 도서관 경험과 기술을 세계와 공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레슬리 위어 회장도 "도서관이 AI 시대 변화를 수용하고 지역 사회의 더 나은 미래를 이끄는 주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회는 155개국 도서관을 회원으로 갖고 있는 국제단체인 IFLA가 주관한다. 유럽과 북미, 아시아 등 전세계 주요 도서관들의 고위 인사와 학계 관계자가 총출동해 '도서관 올림픽'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올해는 '변화를 이끄는 도서관'을 주제로 180여개의 전문 강연과 학술 세션을 열고 주요 현안과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그 동안 대부분의 개최국은 도서관 문화가 발달한 유럽에 집중돼 있었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필리핀이 1980년 첫번째로 개최했으며 1986년 일본, 1996년 중국, 1999년 태국 등이 잇따라 개최국으로 선정됐다. 우리나라는 2006년 서울 개최 이후 20년 만에 다시 개최국으로 선정됐는데 아시아 국가 중 2회 개최국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국내 도서관들은 K컬처의 주목도 상승과 맞물려 우리나라가 세계 도서관을 이끌 기회라고 기대한다. 최근 도서관은 AI(인공지능) 이용으로 인한 도서관의 변화, 독서 인구 감소, 비용 부담 등 문제에 직면해 있다. 차지호 국가위원회 공동위원장은 "AI 시대 도서관의 역할을 결정해야 하는 시기에 우리나라에서 이 문제를 논의한다는 점이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우리 도서관의 위상도 달라질 전망이다. 6.25 전쟁 이후 미국과 UNESCO(유네스코) 등으로부터 도서와 자료를 지원받던 국가에서 주요 안건을 주도하며 국제 도서관을 이끄는 국가로 발돋움했다는 사실을 보여 줄 무대라는 목소리다. IFLA는 "한국은 풍부한 문화 역사를 자랑하는 국가"라며 "한국 도서관들은 세계적으로도 자랑할 만한 콘텐츠를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부산 문화계의 기대도 높다. 지난달 세계 문화유산계 최고 권위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를 개최한 데 이어 '도서관 올림픽' 개최까지 마무리되면 더 많은 행사를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부산시는 대회를 계기로 IFLA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도서관 단체인 미국도서관협회와 협력 강화를 위한 3자 업무협약도 체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