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국회의원 최경환과 최부총리의 시장 방문

세종=정혜윤 기자
2015.07.10 03:27

"국민을 대신해 각 부처를 잘 이끌어줘야 한다. 여기에는 개인적인 행로가 있을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8일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한 말이다. 공무원사회에서는 이 발언을 놓고, 개각설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인 출신 장관들에게 총선 출마 고민보다는 국정에 전념해 달라는 메시지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이 중심에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있다. 최 부총리가 조만간 당으로 복귀할 것이라는 관측이 정치권에서부터 나왔다. 최부총리는 이에대해 "경제가 굉장히 엄중한 상황"이라며 "개인적으로 그럴 생각할 겨를조차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지난 6일 부총리의 경북 구미·대구 방문 현장은 이와는 다른 생각을 떠오르게 했다.

"취임한 지 이제 1년이 다 되어간다. 그동안 전국 각 시도, 산업현장을 돌아다녔는데 안방부터 먼저 오면 다른 지역이 안 좋아할 것 같아서 계속 기회를 보고 있었다."

오랜만에 고향을 방문한 즐거움 탓일까. 부총리의 이날 시장 방문 현장은 마치 선거 유세장을 방불케 했다. 그는 대구 최대 규모의 시장을 구석구석 돌아다녔다. 상인들이 건네는 떡볶이, 어묵, 수박 등을 먹으며 민심에 귀 기울이고 함께 웃었다.

그 순간 지난달 11일 부총리가 총리대행으로 방문했던 경기도 평택시 서정리 시장의 모습이 떠올랐다.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그날은 일일이 악수를 건네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던 그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물론 지금과 그때 상황을 단순 비교할 순 없다. 당시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기승하던 시기였고 상인들의 근심이 더 깊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얏나무 아래에서 갓을 고쳐 쓰지 말라'는 말이 있다. 부총리의 말대로 장관직을 평생 유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내일 당장 그만두라고 한다면 바로 떠나야하는 자리일 수도 있다.

하지만 경제부총리는 대한민국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수장이다. 메르스와 수출 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금, 본인의 거취 문제에 대해 "자의로 그만둘 수 있는 게 아니다"며 답을 회피하는 대신 자의로 끝까지 경제에 올인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박 대통령의 발언이 있던 날 최 부총리가 한 말이 기억에 남는다. "(대통령의 발언은) 공직자의 자세를 말한 것 아니겠는가. 공직자는 그래야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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