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20일 금감원은 차주와 대출 종류에 관계없이 '금리인하요구권' 행사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현재의 금리체계로는 취업이나 소득 증가 등의 사유로 차주의 신용상태가 좋아져도 대출 금리를 낮출 수 있는 여지가 거의 없어 실효성있는 금리인하요구권 행사를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신용대출은 차주의 신용에 기초해 금리가 결정되므로 대출 받은 후 차주의 신용상태가 개선된 경우 금리인하 요구가 가능하나 대부분 고정금리로 나가는 주택담보대출은 담보가치와 조달비용에 의해 금리가 결정되기 때문에 차주의 신용상태가 개선되더라도 이자를 낮춰줄 여지가 없다.
6월말 기준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100조 원에 달하는 한국주택금융공사의 경우, 무주택자를 위한 보금자리론이나 부부합산 연소득 6천만 원 이하가 신청할 수 있는 디딤돌 대출 모두 계약 당시 가족사랑(0.1%), 3자녀 이상(0.5%), 장애인가구나 생애최초대출(0.2%) 등의 우대금리만 적용될 뿐 차주의 신용상태는 금리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 대출 받은 후에도 3자녀 이상이 될 경우를 제외하고는 소득증가 등의 사유로 금리인하를 요구해도 이자를 낮춰주지 않는다.
또한 17개 시중은행의 경우에도 주택담보대출 계약시 급여이체나 공과금 납입 자동이체, 주택청약저축 가입 등의 우대금리만 있을 뿐 따로 신용상태에 따른 우대금리가 존재하지 않는다. 결국 대출을 받은 후 신용등급이 개선되도 금리를 낮춰줄 여지가 별로 없는 것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금감원은 주택담보대출의 경우에도 금리인하요구권 행사가 가능하다며 사례까지 발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어떤 식이든 이자를 낮춰주기만 하면 금리인하요구권 행사 실적으로 부풀려 호도한 결과다. 실제로 금리인하요구권이 주택담보대출에는 적용이 안된다고 하여 민원이 발생하자 금감원이 나서서 해당 금융기관에 금리인하를 권고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따라서 금리인하요구권을 주택담보대출에도 효과적으로 적용하려면 지금의 금리체계로는 어렵고 신용등급 개선, 소득 증가, 승진 등의 신용상태 개선을 우대금리 요건으로
금감원은 금리인하요구권 활성화를 위해 은행별 금리인하요구권 수용실적 등을 정기적으로 분석하고 특별한 사유 없이 실적이 미진한 은행에 대해서는 시정을 요구하는 등 엄정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심지어 내년 상반기 중에는 고객으로 가장해 불시점검하는 '미스터리쇼핑' 등도 실시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의 금리체계로는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차주의 신용상태가 개선이 돼도 금리를 낮출 수 있는 여지가 없어 금리인하요구권은 유명무실하고 금융기관도 이에 대해 주먹구구식으로 대응할 수 밖에 없는 처지다. 따라서 금감원은 미스터리쇼핑 등으로 금리인하요구권 수용실적을 점검하기에 앞서 주택담보대출에도 금리인하요구권이 실효성있게 적용될 수 있도록 신용개선 우대금리 등의 금리체계를 먼저 개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