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쏟아지는 한국경제, 풍랑속 출범 한달맞는 '유일호號'

세종=정진우 기자
2016.02.11 17:50

수출부진 등 5각 파도에 북한리스크·아시아금융불안까지 "단기정책보다 장기접근 필요"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끄는 박근혜 정부 3기 경제팀이 오는 13일 출범 한 달째를 맞는다. 수출부진, 소비절벽, 유가 하락, 중국경제 둔화, 신흥국 침체 등 5각 파도에 이어 개성공단 폐쇄를 비롯해 북한 리스크까지 온갖 악재에 대응해 미니 부양책 등을 내놓았지만 대내외 여건이 받쳐 주지 않는 모양새다.

◇유일호號, 거세지는 풍랑=유일호 경제팀은 지난 1일 우울한 성적표를 하나 받았다. 올해 1월 수출이 지난해 1월보다 18.5% 급감한 것. 6년5개월만의 최저였다. 지난해 -8%를 기록한 수출이 올해도 심상찮다는 얘기다.

이후 곧바로 꺼내 든 카드가 21조원 규모의 긴급 단기 부양책이었다. 수출이 예상보다 더 줄면서 소비절벽이 현실화되면 마저 발생하면 올해 3.1%로 설정한 성장 목표가 흔들릴 수 있어서다. 1분기 재정집행규모를 지난해 대비 14조원(이전 계획대비 6조원) 추가 투입하고, 자동차 개별소비세를 6월까지 다시 낮추는 게 골자였다. 수출과 소비의 추락을 막겠다는 고육지책이었다.

문제는 개선될 조짐이 안 보이는 대외여건이다. 국제유가는 여전히 하락세다. 2013년 배럴당 평균 105.25달러였던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는 2014년 96.56달러, 지난해 50.69달러를 기록한 뒤 현재 30달러선에 거래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은 지난해 6.9% 성장했지만 올해는 이에 못 미칠 전망이다.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는 설상가상이다.

유 부총리는 취임 직후부터 수출 현장을 챙기고 단기 부양책을 내놓는 등 부지런히 움직였다. 유 부총리는 10일 인천 남동공단의 한 수출기업을 방문한 자리에서 “신흥국 경제불안이 확대되고 있고 유가가 계속 하락하고 있기 때문에, 수출 여건이 빠른 시일 내에 개선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수출시장과 품목을 다변화하고 신규시장을 적극 개척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외여건은 유 부총리와 한국 경제의 편이 아니다.

◇“단기 부양책보다 장기적 대응책을...”=전문가들은 정부가 조급증을 버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단기 성과에 집착해 한꺼번에 너무 많은 정책을 쏟아 내면 더 큰 위기가 왔을 때 내놓을 카드가 없어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북한 리스크를 비롯해 우리나라를 둘러싼 각종 악재들이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대부분 이슈들이 우리 정부의 의지를 벗어난 영역에 많이 있는 대외변수이기 때문에, 정부도 단기적인 관점에서 정책을 마련하기 보다는 보다 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각종 악재들이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경제주체들이 혼란을 느끼고 있다”며 “정부는 금융시장 안정을 비롯해 우리 경제 시스템이 잘 돌아갈 수 있도록 면밀하게 챙기면서도, 구조개혁 등 장기적인 관점에서 신경써야 할 부문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 활력을 위해선 정부가 민간 영역의 투자 등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박재완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전 기재부 장관)은 “얼마 전까진 우리 경제가 중진국 함정을 성공적으로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젠 장기 잠재성장률이 갈수록 떨어지는 저성장 국면에 들어섰다”며 “한국 경제가 도약하기 위해선 정부가 나서서 정책을 펼치는 것 보다, 민간 주도의 성장 방식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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