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장관급 주도 초대형 행정사무소 출범

세종=유영호 기자
2016.04.28 05:17

최중경·장태평 전 장관 주도 'ALPS' 개소식… 기재·공정·금융·산업등 핵심부처 출신 포진

장관을 지낸 고위관료 출신 행정사(行政士)가 모인 일종의 ‘행정법인(行政法人)’이 출범한다. 행정사는 인허가 등 행정과정에서 의뢰인의 편의와 이익을 관철하는 ‘행정지원’ 업무를 대행한다.

27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과 장태평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다음 달 2일 서울의 모처에서 행정사무소 ‘ALPS(Administrative Law Policy Solutions)’ 개소식을 연다.

현재 ALPS에는 최 전 장관과 장 전 장관을 비롯해 지철호 전 공정거래위원회 상임위원, 전운기 전 한국기술교육대 총장, 김신종 전 한국광물자원공사 사장, 이선용 전 청와대 환경비서관 등 기획재정부·공정거래위원회·고용노동부·산업통상자원부·환경부·국토교통부·금융위원회 등 주요 부처 고위관료 출신 행정사 10여명이 합류한 상태다. 이들을 지원할 변호사, 회계사 등 실무직원도 구성을 마쳤다.

정부 관계자는 “현직 중앙부처 실장급 이상 관료의 영입도 추진하고 있다”며 “향후 장관급 이상의 거물도 고문으로 참여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행 행정사법에는 행정사들이 법무법인과 같은 ‘법인’을 설립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어 ALPS는 합동 사무소 형태로 운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ALPS 관계자는 “행정부에서 얻은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행정기관을 상대로 어려움을 겪는 개인과 기업을 돕기 위해 뭉쳤다”고 말했다.

행정사는 행정업무의 원활한 운영과 국민의 권리구제를 위해 도입됐다. 정부(행정기관)와 관련된 간단한 서류 작성 및 제출 대행부터 행정부 법령 및 정책에 대한 자문까지 다양한 업무를 수행한다. 경력직공무원 또는 7급 이상의 특수경력직공무원으로 10년 이상 근무하거나 6급 이상의 직위에 5년 이상 근무한 공무원은 시험 없이 자격증을 받을 수 있다.

행정사는 과거에는 주로 중하위직 출신 공무원들의 생계형 수단으로 여겨져 왔으나 관피아방지법으로 퇴직 후 재취업길이 막히면서 고위관료의 관심도 높아져 왔다.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최근 2년(2013~2014년) 동안 행정사 자격을 취득한 15만4519명 가운데 99.8%인 15만4187명이 공무원 경력자였다.

행정사는 인허가 및 면허, 권리의무, 대정부 분쟁에 대한 업무까지 대리한다. 사안에 따라서는 행정과정에서 의뢰인의 이익을 대변하는 ‘로비’를 수행할 수도 있어 기업의 수요도 적지 않다. 오랜 행정 경험과 인맥을 갖춘 고위관료가 ‘로비력’을 발휘할 수 있다.

시각은 엇갈린다. 생계가 막힌 퇴직 관료들의 합법적인 선택이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또 다른 모습의 전관예우라는 비판도 일고 있다. 그동안 대형 법무법인에서 퇴직 고위관료를 영입해 대기업의 대관업무를 사실상 독점했는데 ‘행정법인’이 자리 잡으면 로펌과 경쟁할 수 밖에 없어 로펌들이 긴장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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