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살균제 등 살생물제 전수조사 및 허가제 추진

세종=이동우 기자
2016.05.03 15:45

3일 환경부 기자회견, 3차-4차 피해신청에 대해서는 내년 말까지 조사·판정 마무리

1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옥시레킷벤키저 제품들이 진열 돼 있다.옥시 측은 2일 아타 샤프달 옥시레킷벤키저 대표가 가습기 살균제와 관련한 공식 입장 발표하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진다고 밝혔다. / 사진=뉴스1

정부가 가습기살균제 사태의 재발방지를 위해 농약, 살균제 등 살생물제(Biocide)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해 목록화 한다.

위해성에 대한 단계적 평가를 통해, 허가받은 물질에 대해서만 제조가 가능케 하고 나머지는 시장에서 퇴출시킨다는 계획이다.

이호종 환경부 환경보건정책관은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가습기살균제 사건 이후 재발방지를 위해 화평법(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을 도입했지만 여전히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환경부는 이번 가습기살균제 사태가 정부의 유해물질에 대한 관리부실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계속되는 만큼, 종합적인 관리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기존에는 화학물질이 1톤(t) 미만일 경우에는 등록대상에서 제외되는 문제가 있었다.

현재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경우 살생물제에 대해 목록화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단계적으로 위해성을 평가한다.

특정 성분을 제품에 쓰려면 사전에 안전 승인을 받도록 하고, 제품 개발자가 안전 문제를 전적으로 책임지도록 돼 있다.

환경부는 내년까지 살생물질과 살생물제품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허가가능 제품과 그렇지 않은 제품을 구분하기로 했다.

허가가능 물질에 대해서만 제품제조가 가능하도록 허가제로 바꿔, 비허용물질로 만든 제품의 경우에는 시장에서 단계적으로 퇴출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유통량이 많고 노출수준이 높은 살생물제품은 위해 우려제품으로 지정하는 한편, 신규 살생물질 사용 시에는 사전점검을 의무화 하도록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이 정책관은 "살생물질은 소량 사용하기 때문에 양에 상관없이 관리하기 위해서는 허가제가 도입돼야 한다"며 "살균, 항균 제품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환경부는 지난해 말까지 신청된 3차 피해신청인 752명에 대한 피해 조사·판정은 기간을 1년 단축해 신속히 처리하기로 했다.

지연되는 일정으로 인해 피해 가족의 어려움이 커지는 만큼, 당초 2018년 말까지 예정된 조사판정을 내년 말까지 마무리 한다는 것이다.

원활한 조사·판정을 위해 지난달 25일부터 시작된 4차 피해신청에 대해서는 기존 조사기관인 서울아산병원에 국립의료원을 추가할 방침이다.

이 정책관은 "3차 신청자에 대해 이미 조사가 이뤄지는 아산병원에서 여력이 없어, 국립의료원을 조사기관으로 추가했다"며 "피해판정 특수성이나 판정 부담 등으로 대다수 병원이 조사기관 지정에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라 속도가 더디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1차 질병관리본부(361명), 2차 환경부(169명)를 통해 피해 신청을 접수 받아, 이 가운데 221명을 지원 대상으로 판정했다.

그간 이들 221명에게 지급된 보상금은 총 37억5000만원으로, 환경부는 이와 관련해 현재 가습기살균제 제조 및 판매사 15곳을 상대로 구상금 청구소송을 진행 중이다.

환경부는 가습기살균제가 비염 등 경미한 증상과 폐 이외의 장기에 대해 다른 질환을 유발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편 사건 초기 정부의 관리부실 등 책임론에 대해서 이 정책관은 "가습기살균제 사건 피해의 판정과 조사에 있어서 최선을 다해 왔다"며 "화학물질 중 살성분제를 전수 조사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해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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