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의 교역확대를 위한 유로화 대체결제시스템이 구축된다. 지난 6월 한미재무장관회의에서 미국 정부가 이를 사실상 수용함에 따라 선제적으로 시스템 구축이 추진되는 것으로 한·이란간 교역확대에 청신호가 될 전망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정부는 유로화대체결제시스템 구축을 위해 주관은행 선정작업을 진행중이며 기업은행과 우리은행 등 과 협의를 진행중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유일호 부총리가 지난달 초 방한한 제이컵 잭 루 미국 재무장관과의 한미 재무장관회담에서 한·이란간 유로화 대체결제시스템 구축을 협의했으며 미국측으로부터 사실상 승낙을 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미국 정부 실무진의 기술적인 검토가 남아있지만 시스템구축을 위한 주관은행 선정작업은 일단 시작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과 우리은행 외에 다른 시중은행들도 시스템 구축에 참여하기 위해 치열한 물밑경합을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측 주관은행이 선정되고 미국과 협의를 통해 유럽측 파트너은행을 결정하면 올해안에 바로 유로화 결제시스템이 가동될 수 있다.
지난 5월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방문으로 한·이란간 모두 456억달러(52조원) 규모 양해각서(MOU)가 체결됐지만 조선과 건설, 자동차 등 우리 기업들의 이란과의 거래는 3~4조원 규모인 이란 중앙은행 명의 국내 원화계좌로 제한돼 있다.
이 때문에 이란 진출을 타진해온 조선과 건설업체들은 정부에 유로화 결제시스템 조기구축을 요구해 왔다. 올초 국제사회가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풀었지만 여전히 미국 국내법에따라 이란과의 달러화 거래는 허용되지 않아 왔다.
이란과의 교역대금 결제 역시 그동안 우리은행과 기업은행 등에 개설된 원화계좌를 통해서만 이뤄져 왔다. 예컨대 한국 정유회사가 이란으로부터 원유를 수입하면 먼저 국내 이란 중앙은행 계좌에 원화로 대금을 입금하고, 이란 중앙은행이 이를 확인한 뒤 자국 내 원유수출기업에 리알화로 대금을 결제하는 방식이다.
우리 제조사나 건설사가 제품과 용역을 이란에 수출하면 반대로 국내 이란중앙은행 계좌에서 원화로 대금을 지급 받는다. 그러나 대이란 교역이 늘어나면 이같은 방식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란측이 선호하는 유로화로 대체결제시스템을 만드는 방안을 협의해왔고 원화를 유로화로 바꾸기 위해 매개통화인 달러가 필요해 이 거래가 가능하도록 미국 정부에 이를 요청해왔다.
한편 정부는 아직 미측과 협의가 진행중인 사항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함구하고 있다. 정부 한 관계자는 “아직 미국측과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았고 외교적 문제가 있어 협의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