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리단길 골목대장' 장진우…"그는 분명 특이한 사람이다"

세종=정현수 기자
2016.10.19 07:21

[인터뷰]스타 사진작가와 셰프를 넘어 뇌성마비협회 이사까지…"돈만 벌려고 사업하지 않겠다"

사진=홍봉진 기자

“그는 분명 특이한 사람이다”

책 ‘장진우 식당’ 표지에서 장진우(30·사진)를 설명하는 글이다. 삶의 궤적부터 쫓아가 보자. 그는 포항에서 중학교를 다녔다. 하지만 싸움에 휘말려 퇴학 처분을 받는다. 친구를 괴롭힌 이웃 학교 학생과 시비가 붙은 게 화근이었다. 부모님은 그를 혼자 서울로 보낸다.

‘국악 신동’ 소리를 들었던 그는 대학에서 피리를 전공했고, 사진을 복수전공했다. 22살부터 사진작가로 활동한다. 꽤 유명한 사진작가였다. 2NE1의 데뷔사진도 그의 손을 거쳤다.

사진작가로 활발히 활동하던 장진우는 서울 경리단길에 서재를 마련한다. 거기서 지인들에게 요리를 해 줬다. 입소문이 금방 퍼졌다. 사람들이 하나둘 찾아오기 시작했다. 서재는 식당이 됐다. 그것도 꽤 유명한 식당이 됐다. ‘장진우 식당’의 시작이다.

장진우 식당은 경리단길의 얼굴이 된다. 그의 손을 거친 음식점들이 인근에 하나 둘 늘어나기 시작했다. 나중에는 20여개에 이르게 됐다. 사람들이 ‘장진우 거리’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성공한 셰프, 장진우의 등장이다.

꽤 인상적인 성공 스토리다. 그가 만든 회사 ‘주식회사 장진우’의 연결매출만 100억원에 이른다. 셰프를 넘어 회사의 대표가 됐다. 하지만 그는 “더 이상 돈만 벌려고 사업을 하지 않겠다”고 말한다. 여기서부터 정말 특이한 사람, 장진우가 등장한다.

사진=홍봉진 기자

그는 현재 한국뇌성마비협회 이사를 맡고 있다. 장 대표는 “1주일에 한번 꼴로 식당을 방문하던 단골손님이 있었는데, 뇌성마비 장애인이었다”며 “그 분의 어머니가 뇌성마비협회장이어서 자연스럽게 인연을 맺게 됐다”고 말했다.

인연만으로 이사를 맡은 게 아니다. 그는 실제로 활발하게 장애인 지원사업을 하고 있다. 지난 7일 세종정부청사에 ‘I got everything’이라는 카페가 문을 열었는데, 그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이 곳은 중증장애인을 고용해 운영한다.

올해 안으로 10여 곳이 개점한다. 장애인을 고용하는 케이크 공장 역시 서울 영등포에서 운영 중이다. 판로 개척을 위해선 서울 한남동에 ‘앵커드’라는 공간을 열었다. ‘장진우다움’이 묻어나는 세련된 공간이다. 여기서 나오는 수익은 미술 학도들에게 지원된다. 말 그대로 ‘선순환’이다.

장 대표는 “장애인과 거리를 좁힐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며 “지역사회와 함께 착한 소비를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관심은 장애인에 머물지 않는다.

쌀국수 체인도 그 중 하나다. 이 식당에는 조건이 있다. 베트남 이주 여성을 고용해야만 문을 열 수 있다. 조건을 만족하면 가맹비와 광고 비용을 받지 않는다. 식당을 개업하려는 이들로선 약 1억원의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삶의 궤적을 쫓아가다 보면, 그의 가치관이 노동과 맞물려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장 대표는 “일방적인 복지는 그만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다양한 사업을 통해 선순환이 이뤄지는 구조를 만들고 싶다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가끔은 그도 힘들다고 한다. “이렇게 살지 않으면 사탕 하나라도 더 사먹을 수 있을 건데”라는 생각도 든다. 주위에선 “건물을 사서 여유롭게 살라”며 부추긴다.

하지만 그의 생각은 확고하다. 장 대표는 “가게를 한 군데 열면 5명 정도를 채용할 수 있고, 지역의 균형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며 “나의 삶이 건물만 안고 사는 삶이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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