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사태 장기화하나…"원유·가스 가격 2~3배 오를 것"

중동 사태 장기화하나…"원유·가스 가격 2~3배 오를 것"

세종=김사무엘 기자
2026.04.02 15:38
이란 전쟁 국면에서 인도의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시발릭호가 16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 인도 구자라트주 문드라항에 도착하고 있다. 2026.03.16.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문드라 로이터=뉴스1)
이란 전쟁 국면에서 인도의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시발릭호가 16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 인도 구자라트주 문드라항에 도착하고 있다. 2026.03.16.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문드라 로이터=뉴스1)

중동 사태의 장기화 조짐에 에너지 수급 차질이 보다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해제 시점에 따라 원유와 천연가스 가격은 평시 대비 2~3배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는 대체 수입선 확보 등으로 수급 차질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앞으로 2~3주 동안 이란을 극도로 타격할 것"이라는 내용의 대국민 연설 이후 중동 사태의 조기 종식 기대감은 크게 꺾였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 사태로 발생한 호르무즈 해협 봉쇄 문제를 미국이 해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국제 에너지 가격은 다시 요동친다.

이란에 대한 미국의 군사 작전이 2~3주 더 진행되면 호르무즈 해협 봉쇄 해제 시점도 그만큼 더 늦어질 수밖에 없다. 미국이 이달 안에 군사 작전을 종료한다고 해도 이란이 해협 봉쇄를 해제할지 여부도 미지수다. 해협 봉쇄에 따른 에너지 수급 차질이 보다 장기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최근 조기 종전 기대감에 국제 원유·가스 가격은 소폭 안정세를 보였지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가격 변동성은 다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경연)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의 해제 시점에 따라 원유·가스 가격이 평시 대비 2~3배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에경연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수출되는 원유는 하루에 약 2100만배럴인데 해협 봉쇄로 석유수출국기구(OPEC) 9개국의 순공급량은 일일 1069만배럴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해협 봉쇄가 4월말에 종결될 경우 두바이유는 4월 중 최고 160달러(이하 배럴당)까지 상승한 이후 하반기에는 86~95달러에 수렴할 것이란 전망이다. 6월말 종결시에는 최고 179달러까지 오르고 연간 평균 가격도 107달러에 이를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두바이유가 평균 60~70달러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최고 3배 이상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사태가 종결된 이후에도 연간 평균 가격은 평시 대비 50% 가량 비싼 수준이다.

천연가스도 마찬가지다. 동아시아로 수출되는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인 JKM 선물 가격은 현재 MMBtu(100만 열량단위)당 20달러 내외로 지난해 평균 가격(약 12달러) 대비 2배 가량 오른 상태다.

에경연은 4월말 전쟁 종료시 LNG가격은 15~16.7달러, 6월말 종료시 17.4~20.2달러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현재의 높은 가격이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천연가스의 경우 주요 공급국가인 카타르의 가스설비 일부가 이란의 공격에 의해 파괴되면서 정상 공급이 재개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정부는 수급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체 수입 물량을 최대한 확보하는 한편 에너지 절감을 위한 대책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산업통상부는 중동 전쟁에 의한 원유 수급 차질이 현실화함에 따라 이날부터 원유에 대한 자원안보 위기경보를 기존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했다.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기 직전 마지막으로 통과한 유조선이 지난달 20일 국내에 입항한 이후 현재까지 열흘 넘게 호르무즈발 원유 도입은 중단된 상태다.

산업부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항하지 않는 대체 물량 확보가 가능한 국가들을 대상으로 원유 수입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양기욱 산업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이달 중으로 확보할 수 있는 대체 물량은 약 5000만배럴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며 "5월 물량도 파악하고 있는데 상당한 물량이 확보될 것"이라고 말했다.

천연가스 수급은 올해말까지 큰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카타르의 장기공급계약 이행 불가항력 선언 이후 정부는 현물구매, 해외자원개발 물량 등 대체 물량을 확보한 상태다.

에너지 절감 대책도 추진한다. 오는 8일부터 공공부문의 차량 5부제를 2부제로 강화하고 공영주차장에 대한 5부제도 실시한다. 민간에는 부제를 강제하지 않지만 공영주차장 5부제가 시행되는 만큼 민간 차량 일부도 운행제한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차량 부제 강화로 월 2.2만~11.4만배럴의 연료가 절감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전체 승용차 연료 소비의 1~5%에 해당한다.

에너지 수급 차질이 장기화할 경우 보다 강력한 대책도 시행될 전망이다. 기후부는 자원위기경보가 가장 높은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되면 차량 부제의 민간 확대 여부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글로벌 에너지 공급 차질에 대응하기 위한 해법으로 △재택근무 확대 △고속도로 최고속도 하향 조정 △카풀 확대 등을 권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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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무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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