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가 민간 해운선사 등과 함께 동남아 지역 항만터미널 인수에 나선다. 지난해 한진해운 파산 사태 이후 붕괴된 국내 해운업 재건을 위한 것으로, 부산항 중심의 국제 물류 네트워크 구축이 목표다.
30일 해수부에 따르면 내년 말까지 1개 이상의 동남아지역 터미널 인수를 목표로 싱가포르, 홍콩, 램차방(태국), 호치민 하이퐁(베트남), 자카르타(인도네시아)등과 동시다발적으로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엄기두 해수부 해운물류국장은 "항만터미널 보유 여부는 선사들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늦어도 내년까지 아시아지역에서 1개 이상 터미널을 인수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해외 항만터미널 인수는 '한국형 글로벌터미널 운영사(K-GTO)' 사업의 일환이다. GTO(Global Terminal Operators)는 여러나라에서 항만터미널을 운영하는 회사를 의미한다. 해수부가 인수대상을 선정하면 참여를 원하는 민간 선사 등이 출자해 K-GTO를 설립하는 식이다.
해수부는 글로벌 물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주요 거점 터미널의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판단, K-GTO를 적극 육성키로 했다. 지난 19일 취임한 김영춘 해수부 장관도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국적 해운선사와 하역회사 등이 함께 글로벌 터미널 운영사에 지분 투자도 하고 운영도 공동으로 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항만터미널 인수대상이 결정되면 KSP 참여선사와 하역물류업체, 항만공사 등이 공동으로 출자해 K-GTO를 설립하게 된다. 해수부는 2020년까지 1조원 규모로 조성될 '글로벌해양펀드'와 조만간 신설 예정인 가칭 '선박해양금융공사' 등의 정책자금을 K-GTO에 지원할 계획이다.
세계 항만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싱가포르 PSA나 UAE의 DP월드 같은 GTO는 국가 정책적 지원 등을 바탕으로 세계 항만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10대 GTO가 처리하고 있는 물동량은 세계 물동량의 66%에 달한다.
아울러 정부는 지난해 해운업계 구조조정 과정에서 외국계 GTO에 넘어간 부산신항 항만 터미널 지분을 되찾아오는 작업도 병행할 방침이다.
해운업계 구조조정 과정에서 국적선사들이 터미널 지분을 외국계 GTO에 넘기면서 하역료 증가 등으로 국제 운임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부산신항 컨테이너 터미널 운영권의 80%를 외국회사가 보유하고 있고 현대상선이 보유하던 4터미널의 경우 싱가포르 PSA에 지분 40% 이상이 넘어간 상태다.
엄 국장은 "협상을 통해 인수 대상이 정해지면 KSP에 참여한 민간 해운선사가 중심이 돼 K-GTO를 설립하게 될 것"이라며 "참여 선사는 합리적 요율로 항만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받을 수 있게 돼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