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살 생중계 논란, 독약주사 맞아도 멀쩡…美 흔드는 두 사형수

총살 생중계 논란, 독약주사 맞아도 멀쩡…美 흔드는 두 사형수

남형도 기자
2026.10.13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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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 집행 실패, 죽음의 구경거리화 둘러싼 미국 사형제도 '딜레마'

2009년 텍사스주 후드 기지에서 총기를 난사해 13명을 숨지게 한 니달 말릭 하산(오른쪽). 미 국방부가 총살형 집행 및 생중계를 예고하며 찬반 논란이 불거졌다. 그 와중에 사형수 크리스타 게일 파이크(오른쪽)는 지난달 30일 독극물 주사를 두 차례 투여, 사형을 집행했으나 생존했다. 두 인물은 사형제도와 방식 등을 둘러싼 논란의 중심에 섰다./사진=뉴시스
2009년 텍사스주 후드 기지에서 총기를 난사해 13명을 숨지게 한 니달 말릭 하산(오른쪽). 미 국방부가 총살형 집행 및 생중계를 예고하며 찬반 논란이 불거졌다. 그 와중에 사형수 크리스타 게일 파이크(오른쪽)는 지난달 30일 독극물 주사를 두 차례 투여, 사형을 집행했으나 생존했다. 두 인물은 사형제도와 방식 등을 둘러싼 논란의 중심에 섰다./사진=뉴시스

최근 미국에서 사형 집행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미 국방부(전쟁부)가 13명을 살해한 총기 난사범을 '공개 처형'하겠다고 밝히면서 격렬한 논쟁을 낳았다. 게다가 사형용 독극물 주사를 두 번 맞은 또다른 사형수가 이례적으로 생존하면서 이 같은 사형 방식을 둘러싼 찬반도 첨예하다.

미 국방부는 2009년 11월 텍사스주 후드 기지에서 총기를 난사했던 니달 말릭 하산의 총살형을 12월 3일 오후 1시에 집행하겠다고 지난 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미군의 사형 집행은 65년 만이다. 1961년 4월 육군 이등병 존 베넷이 강간 및 살인 미수 혐의로 교수형에 처해졌다. 총살형을 집행하는 것도 1945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숀 파넬 국방부 수석대변인은 당시 X에 "피트 헤그세스 국방 장관이 니달 말릭 하산에게 총살형 집행을 권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했다"고 밝혔다.

하산은 2009년 11월 텍사스주 후드 기지에서 "알라후 아크바르(아랍어로 신은 위대하다는 뜻)"라 한 뒤 총기를 난사했다. 군인 13명이 사망하고 32명이 다쳤다. 2013년 군사 법원에서 만장일치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무슬림인 그는 아프가니스탄 파병을 앞두고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범행 동기를 밝혔다.

교황 "사형 없이도 공동선 지킬 수 있어"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미군을 총격 살해한 범인의 총살형 집행 장면을 실시한 생중계하기로 결정했다./사진=뉴시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미군을 총격 살해한 범인의 총살형 집행 장면을 실시한 생중계하기로 결정했다./사진=뉴시스

특히 '사형 생중계'에 대한 찬반 논쟁이 거세다. 미국에서 마지막으로 공개 처형이 이뤄진 건 1936년 레이니 베시아가 '교수형'에 처해진 거였다. 당시 2만여 명에 가까운 군중이 현장에 모여 집행을 지켜봤다.

이후 90년 만에 사형을 생중계한단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시청 대상과 연령 제한 등 구체적인 방식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즉각 파장이 일었다. 일부 국가에서나 행해지는 구시대적인 발상이란 비판이 쏟아졌다.

유진 피델 예일대 로스쿨 객원 교수는 BBC에 "사형 집행을 생중계한다는 건 중세 시대에서나 행해질 법한 일"이라고 했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공개처형을 한다고 알려진 나라는 이란과 아프가니스탄뿐"이라며 "사형 집행을 중계하는 나라는 없다"고 꼬집었다.

레오 14세 교황은 10일 자신의 X에 "사형에 의존하지 않고도 공동선을 지키고 정의를 실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은 '세계 사형 폐지의 날'이기도 했다. 교황청 국무원장인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도 "죽음을 구경거리로 만드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리사 머카우스키 공화당 상원의원은 "테러리스트나 독재자에게서나 볼 법한 일"이라며 "미국에서 이런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고 했다. 케빈 크레이머 상원 의원도 "급진주의 확산에 기름을 붓는 게 될 수 있다"고 경계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는 '엄벌' 측면에서 옹호한단 입장도 나왔다. 마크 웨인 미 국토안보부 장관은 11일(현지시간) 미 CBS 인터뷰에서 "미국을 공격하는 자들은 반드시 그에 맞는 합당한 처벌을 받는다는 걸 대중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기자들과 만나 "궁극적으로 내가 결정할 것"이라고 밀했다. 총살형에 대해선 승인했으나 생중계 여부는 유보한 것이다.

독극물 두 번 맞고도 코 골며 '생존'

30일 미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여성 사형수 크리스타 게일 파이크의 독극물주사 사형집행을 옆방에서 참관입회했던 기자단이 집행 실패 및 중지 후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사진=뉴시스
30일 미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여성 사형수 크리스타 게일 파이크의 독극물주사 사형집행을 옆방에서 참관입회했던 기자단이 집행 실패 및 중지 후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기존 사형집행의 잔혹성 논란 끝에 총살형 대신 자리 잡은 게 '독극물 주사 사형'이다. 그러나 최근에 실패 사례가 나오며 또 다른 논란이 됐다.

크리스타 게일 파이크는 지난달 30일 사형 당할 운명이었다. 지난 1995년 18세였던 파이크는 동료 학생을 잔혹하게 고문하고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테네시주 내슈빌의 리버벤드 최고보안교도소(RMSI)에서 사형이 집행됐다. 사형집행에 쓰는 독극물인 '펜토바르비탈'이 투여됐다.

약물이 한 번 투여됐으나 파이크는 계속 살아 있었다. 절차에 따라 두 번째 약물을 투입했다. 그러나 호흡이 계속됐다. AP통신은 "불규칙한 코골이 소리처럼 들렸다"고 했다. 한 시간이 흐른 뒤에도 숨지지 않자 사형 집행이 중단됐다.

두 차례 약물 투여 후에도 생존했을 경우, 추가로 할 수 있는 게 절차상 없었다. 빌 리 테네시 주지사는 "올해 남은 사형 집행을 중단하고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파이크는 내슈빌의 병원에서 퇴원해 테네시주 여성 교정 시설로 돌아갔다. 집중력과 기억력 장애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크의 생존은 사형제 존폐 논란에 불을 붙였다. 비인도적 방식을 중단해야 한단 것. 파이크 측 변호인단은 "크리스타는 20년 넘게 독방에 갇혔고 독극물 주사로 목숨이 끊길 위기까지 겪었다"고 주장했다. 이미 큰 처벌을 견뎠다는 것이다. 이들은 파이크가 남은 생을 교도소에서 보내게 해달라고 요구한다.

반면 11월 중간선거의 테네시 주지사 후보 중 선두인 마샤 블랙번 현 상원의원(공화)은 파이크를 다시 사형에 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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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형도 기자

쓰레기를 치우는 아주머니께서 쓰레기통에 앉아 쉬시는 걸 보고 기자가 됐습니다. 시선에서 소외된 곳을 크게 떠들어 작은 변화라도 만들겠다면서요. 시작하던 마음 잊지 않고 좋은 글 쓰겠습니다. 제보를 기다립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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