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계를 보고 놀랐다…수소차 넥쏘 타보니

세종=최우영 기자
2018.03.28 16:55

[시승기]5분 충전하면 609㎞ 주파…시속 174㎞에도 소음 거의 느껴지지 않아

수소차 넥쏘의 크루즈 기능을 켜자 곡선도로에서 시속 97㎞로 주행하면서도 스스로 차선을 인식해 운전대를 움직였다. /사진=최우영 기자

정부세종청사에 28일 수소차·전기차·전기오토바이가 나란히 모습을 드러냈다. 공공기관 150 곳의 차량 담당자를 모아놓고 친환경차 구매 상담을 진행하는 행사였다. 참가자들의 눈길을 끈 것은 단연 지난 27일 출시된 현대자동차의 수소차 넥쏘였다. 넥쏘는 연료만 수소를 쓰는 게 아니었다. 그동안 개발된 자율주행 기술력을 고스란히 담았다.

상담회에 앞서 열린 시승행사에서 넥쏘를 타 봤다. 정부세종청사에서 충북 청주 오송역까지 18㎞ 구간을 왕복했다. 시동을 걸 때는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았지만 후진하자 일반 차량과 비슷한 엔진음이 들렸다. 골목길 등에서 수소차 특유의 '무소음' 때문에 사고가 날까봐 인위적으로 넣은 소리였다. 소리와 함께 차량 뒷부분에서 자동으로 노란 색 조명이 들어와 차량의 움직임을 알렸다.

넥쏘는 SUV(스포츠유틸리티자동차) 투싼을 기반으로 만들었다. 운전석과 동승석은 물론 뒷좌석까지 넉넉했다. 트렁크 적재공간은 839ℓ로 골프백과 보스턴백이 각각 3개씩 들어가고도 남을 공간이었다. 막대형 변속장치가 보이지 않았다. 대신 운전석과 동승석 사이에 놓인 메인 콘솔이 운전자의 배꼽 높이까지 올라올 정도로 높은 편이다.

넥쏘의 운전석. 가로 길이 50㎝에 달하는 와이드 스크린과 운전자 배꼽 높이까지 올라온 메인콘솔이 특징이다. /사진=최우영 기자

운전석 전면에는 가로 길이 총 50㎝에 달하는 스크린이 펼쳐졌다. 왼쪽은 일반 차량과 같이 속도와 연비 등의 상황이 펼쳐졌다. 코너를 돌면서 방향지시등을 켜자 이 화면은 차량의 왼편 뒷부분 상황을 보여줬다. 브레이크등 밑에 달린 카메라가 악천후 등에 대비해 화면을 실시간으로 전송했다. 오른쪽 화면은 일반 차량과 같은 내비게이션 시스템, 연료상황과 함께 가장 가까운 수소충전소의 위치와 거리가 나타났다.

자동차전용도로에 진입하면서 측정한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할 때까지 시간)은 10여 초였다. 최고속도는 시속 174㎞까지 나왔다. 가속 페달을 밟아도 일반 차량과 같이 소음이 심해지지 않았다. 동승자들은 큰 소음 없이 최고속도를 가리키고 있는 속도계를 확인하고 깜짝 놀라기도 했다.

시속 97㎞ 상태에서 크루즈 기능을 켜자 속도를 유지한 채 곡선도로에서 차량 스스로 운전대를 움직였다. 도로 위의 요철을 밟을 때를 제외하면 차체의 떨림은 거의 느끼기 힘들었다. 간간이 차선 도색이 벗겨진 구간을 지날 때는 경고음과 함께 '운전대를 잡아달라'는 메시지가 운전대 앞 스크린에 떴다. 운전대에 잠시 손을 대는 것만으로도 다시 크루즈 모드로 돌아갔다.

저속으로 운행하는 앞 차량과 30여m 거리까지 가까워지자 차량이 알아서 속도를 줄였다. 신호 대기 중인 앞차량을 발견한 뒤에는 알아서 멈추고, 3초 뒤 앞차량이 출발하자 아무런 조작 없이도 따라서 출발하며 속도를 높였다. 크루즈모드를 해제한 뒤 방향지시등 없이 차선을 변경하려 하자 운전대가 거부했다. 방향지시등을 넣은 상태에서도 뒷차량이 고속으로 따라붙으면 경고음을 냈다.

넥쏘의 자율주차으로 운전자 탑승 없이 평행주차를 해내는 모습. /사진=최우영 기자

정부청사까지 돌아온 뒤 자율주차 기능을 켜고 주차장을 저속으로 지나가자 곧 빈 주차공간을 인식했다는 알람이 떴다. 차량 열쇠를 들고 내린 뒤 버튼을 누르자 운전대를 돌려가며 알아서 주차를 하고 곧 시동이 꺼졌다. 주차장 밖으로 나와 길가에 세워진 차량 두 대 사이에 평행주차를 하도록 자율주차 버튼을 누르자 이 역시 운전자 없이 해냈다.

설명회가 끝난 뒤 공공기관 차량 담당자들은 넥쏘의 기능 못지않게 수소차 충전 시스템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넥쏘는 총 6.33㎏의 수소를 충전하는 데 5분이 걸린다. 한번 충전하면 609㎞를 달릴 수 있다. 전기차인 한국GM의 볼트(383㎞)나 현대자동차 코나(390㎞)에 비해 월등한 거리다.

주유소·전기차 충전소보다 훨씬 적은 수소충전소를 염려하는 공공기관 관계자들도 많았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전국 12곳에 불과했던 수소충전소를 2022년 310개까지 늘리겠다고 답했다. 아울러 기술개발을 통해 현재 30억원에 달하는 수소충전소 설치비용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고, 민간사업자에게 설치비의 50%를 보조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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