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프랜차이즈 대명사' 편의점, 규제 변천사

세종=민동훈 기자
2018.03.31 04:14

[2018 편의점 창업노트]⑤출점제한, 심야영업 강제 금지 등 편의점 타겟 규제 봇물

김상조 공정거래 위원장이 지난 1월17일 오후 세종 아름동의 한 상가에서 편의점 가맹점주에게 최저임근 상승으로 인한 애로사항을 듣고 있다. / 사진=뉴스1

박근혜 정부가 출범을 앞뒀던 2013년초, 매출 부진에 따른 생활고를 견디지 못한 편의점 가맹점주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잇따라 벌어지면서 편의점 본사와 가맹점간 갈등이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매달 내야하는 가맹금조차 제때 내지 못할 정도로 매출이 좋지 않더라도 1년 365일 24시간 영업을 강제하는 본사 방침 탓에 가맹점주들의 불만이 극에 달했던 시기다. 게다가 수천만원에 달하는 위약금 규정으로 폐점조차 하지 못할 상황에 몰리자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다.

당시 편의점 업계는 2012년 12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마련한 '모범거래기준'에 따라 출점제한을 받고 있었다. 편의점 본사는 기존 가맹점 인근 250m 이내에 신규 출점을 할 수 없었던 것. 모범거래기준은 법적 근거도 없이 정부의 압박에 따라 만들어진 제도였지만 서슬퍼런 정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던 시기였다.

하지만 잇단 점주들의 자살로 편의점 본사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더욱 거세지자 정부는 규제를 더욱 강화했다.

가맹사업 거래 주무부처인 공정거래위원회는 시간이 많이 필요한 법 개정 대신 손쉽게 행정력을 발휘할 수 있는 모범거래기준을 무기로 삼았다. 2013년 4월 공정위는 모범거래기준을 고쳐 가맹점주 중도해지위약금을 최대 40% 인하했다. 모범거래기준에 따라 편의점 본사들은 부랴부랴 가맹점들과 가맹계약을 다시 체결했다.

정치권도 발빠르게 움직였다. 같은 해 민병두 더불어민주당(당시 민주통합당) 의원이 발의한 '가맹사업법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개정안에는 △24시간 강제 노동 금지 △가맹계약서 사전등록 의무화 △과도한 위약금 금지 등의 내용이 담겼다.

여론의 지지를 받은 민병두 의원안은 다른 개정안과 통합돼 같은해 8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이듬해 2월 시행령과 함께 시행됐다. 편의점 24시간 영업을 제한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당시 시행령에서는 영업시간 단축이 허용되는 시간대를 '오전1~6시까지'로 규정했다. 이 시간 동안 6개월간 영업손실이 발생하면 본사에 영업단축을 요구할 수 있게 됐다. 또 부당한 영업지역 침해 금지 조항도 최초로 포함됐다.

가맹사업법 개정에 따라 2012년 만들어진 모범거래기준은 용도 폐기됐다. 애초에 법적근거가 부족했던 만큼 당연한 수순으로 받아들여 졌지만 업계에선 자율규제가 법적규제로 바뀐 만큼 부담감은 더욱 커졌다.

편의점에 대한 규제 움직임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다시 불거지기 시작했다. 미스터피자 등 가맹본부의 갑질이 사회적 논란으로 떠오른 데 따른 것이다. 김상조 공정위원장이 취임하자 공정위는 편의점 심야영업 시간 규제에 손을 댔다.

시행령 개정을 통해 '오전1~6시'였던 영업단축 가능 심야시간대를 '오전0~7시' 또는 '오전1시~8시' 등으로 바꾸고, 영업시간 단축을 요구할 수 있는 영업손실 기간 기준을 종전 6개월 3개월로 줄이는 게 뼈대였다.

이러한 개정안은 주요 시간대 매출 감소를 우려한 편의점 업계의 거센 저항을 받았다. 편의점의 경우 매출이 가장 높은 시간대가 통상 △출근시간인 오전 6~9시와 △점심시간대△밤 10~오전 1시라는 점에서 현실을 외면한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여론이 일었다.

결국 공정위는 당초안에서 후퇴, 영업시간 단축이 가능한 심야시간대의 정의를 오전0~6시와 오전 1~7시로 완화했다. 하지만 이미 업체 자율적으로 심야영업 단축을 시행하고 있는 만큼 과도한 규제라는 비판은 여전하다.

편의점 출점 제한 규제를 더욱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지난해 6월 조경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가맹사업법 개정안에는 기존 점포로부터 1km이내에 동업종 출점을 금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편의점을 표적으로 삼은 규제는 아니지만 큰폭의 최저임금 인상 역시 편의점 경영에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게 편의점 업계의 주장이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는 올해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편의점 가맹점주의 순수익은 14.3% 감소하고 편의점 종사자수도 1만5500여명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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