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9월 15일, 리먼 브러더스 파산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촉발된 지 10년, 아르헨티나와 터키 등 몇몇 신흥국들이 다시 위기로 내몰리면서 한국도 과거의 악몽을 다시 겪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는 시각이 존재한다.
대외건전성 지표는 10년 전과 비교할 수 없이 양호하다. 외환보유액은 지난 7월 4024억달러를 기록했다. 금융위기 전인 2007년 말 2600억달러와 비교해 크게 늘었다.
2007년 3월 53.6%에서 금융위기 직후 2008년 74.0%까지 올랐던 단기외채비율은 최근 수년간 20%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6월말 기준으론 28.4%다. 단기외채비율이 높을수록 외환위기에 휘둘릴 가능성이 크다. 경상수지 흑자규모 역시 2007년 117억9450만달러에서 2017년 784억6000만달러로 커졌다.
2014년 대외 순채권국으로 전환한 것도 달라진 면모다. 해외에 갚을 빚(대외금융부채)보다 받을 돈(대외금융자산)이 많아졌다는 얘기다. 지난해 말 대외금융자산은 대외금융부채보다 2519억원 많다. 한국에 대한 3대 국제신용평가사의 국가 신용등급 평가도 1~3단계 올랐다.
그렇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외환 방어벽을 튼튼하게 다지는 건 소규모 개방경제 국가인 한국에 있어 특히 강조된다. 대외변수에 취약한 태생적 한계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통화스와프 확대 등 더 많은 외환 안전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IMF(국제통화기금)는 2016년 펴낸 보고서 ‘글로벌 금융안전망의 타당성’에서 주요 신흥국이 위기 시 활용할 수 있는 유동성 조달 수단 중 통화스와프가 가장 유용하다고 제시했다. 외환보유액을 헐거나 IMF 대출을 받는 것보다 정치적 부담이 적고 위기 대응에 신속하게 사용할 수 있어서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통화스와프는 다다익선”이라고 말한 것이나,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정치·외교적 문제로 끊긴 한일 통화스와프 재개를 꺼낸 건 이 같은 국제금융기구의 분석과 무관하지 않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 통화스와프는 그 효과를 제대로 발휘했다. 2008년 10월 말 미국과 체결한 3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는 출렁이던 금융시장을 진정시켰다. 2007년말 1000원을 밑돌았던 원/달러 환율은 금융위기 이후 1500원으로 치솟았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그해 12월 일본, 중국과의 통화스와프도 각각 130억달러→300억달러, 40억달러→300억달러로 확대했다. 이렇게 외환방파제를 두텁게 쌓으면서 시장의 불안한 심리는 가라앉았다. 연말 원/달러 환율은 1259.5원으로 내려왔다.
현재 우리나라는 중국, 스위스, 캐나다, 호주, CMIM(치앙마이이니셔티브) 등과 통화스와프를 맺고 있다. 한국은행은 국제협력국 내 국제금융협력팀이 통화스와프를 전담하도록 해 왔다. 이주열 총재와 윤면식 부총재보, 유상대 국제담당 부총재보, 김준한 국제협력국장, 이강원 국제협력국 금융협력팀장 등 총 11명이 통화스와프 관련 업무의 핵심이다.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통화스와프 계약 체결이 긴급 유동성 확보를 위한 것이었다면, 지금은 선제적인 외환안전망 확충이 최우선 목표로 삼고 통화스와프를 맺고 있다. 그 결과 통화스와프 규모나 체결국이 금융위기 때보다 크고 많아졌다.
하지만 질적으론 뒤처진다는 평가도 있다. 대규모 자금유출시 유동성 공급 효과가 큰 기축통화가 부족해서다. 2010년, 2015년 각각 만료한 미국, 일본과의 통화스와프가 아쉬운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