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부터 아동수당 지급 대상이 만 6세에서 만 7세로 확대된다. 초등학교 취학전 아동을 둔 부모 입장에선 매달 10만원이 통장에 들어온다고 하니 일단 반갑다. 10만원이면 할게 많다. 아이 옷이나 책, 장난감도 사줄 수 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준비물 사는데 쓰거나 과외활동 비용으로 지출할 수도 있다.
요즘같은 불황기에는 돈을 쓰기보다 모아서 아이에게 목돈을 마련해 주는 게 답인가도 싶다. 포털사이트를 뒤져보면 시중은행 중엔 최대 연 4.3% 금리를 준다는 'KEB하나 아동수당 적금'이 눈에 띈다. 제2금융권에선 조건에 따라 연 6% 이상 이자가 붙는 새마을금고 '우리아기 첫걸음 정기적금'도 있다.
지금은 가입할 수 없지만 금리 연 5%짜리 수협은행 'Sh쑥쑥크는 아이적금'은 새벽5시부터 지점 앞에 줄을 서야 가입할 수 있을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 아동수당은 그렇게 은행 금고로 흘러간다. 경기둔화, 재정악화를 걱정하는 한켠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아동수당을 현금으로 주는 건 가처분 소득을 늘려 소비를 늘리겠다는 의도에서다. 그러나 아동수당이 은행으로 흘러가는 동안 소비는 일어나지 않는다. 그저 금고가 나라에서 은행으로 바뀔 뿐이다.
은행 실적이 늘어났으니 부가가치는 생겼다. 은행에서 돈을 빌려 투자가 일어나니 경제에 도움이 되는 것도 맞다. 그런데 그게 아동의 복지에 무슨 도움이 되는가. 짧게는 1년, 길게는 7년간 은행에 돈이 묶일 뿐이다. 은행만 좋은 일이다.
아동수당을 지금보다 2배 늘려도 마찬가지다. 다 은행 금고에 쌓일 뿐이다. 서민의 팍팍한 삶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개인의 호주머니로 들어간 돈은 어떻게 쓰든 자유다. 그렇다고 나랏돈으로 은행 배만 불려서야 되겠는가.
1분기 마이너스 성장에 정부는 호들갑이다. 재정을 더 늘려야 한다고 여당은 아우성이다. 정부가 백날 돈을 풀어봐야 웃는 이들은 따로 있다. 정책효과는 그렇게 사라진다. 뒷맛이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