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2%포인트 낮추고, 민간투자 활성화를 중심으로 하반기 경제정책을 운영한다. 문재인정부 경제정책을 상징했던 소득주도성장이란 단어는 이번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사라졌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일 서울 여의도 수출입은행에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고 "재정 보강은 마중물이고 민간이 해법"이라며 "민간에서 정말 투자가 자체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민간투자로 정책의 초점을 옮긴 것은 기업 투자가 경기침체를 막을 유일한 돌파구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2월 제시한 것보다 0.2%포인트 낮춘 2.4~2.5%로 발표했다. 미중 무역갈등 심화와 세계경제둔화로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됐고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며 수출에 빨간불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2.8% 성장하며 경제성장을 방어했던 민간소비는 공공일자리 정책, 아동·노인수당 등 확장재정 영향으로 올해도 2.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쁘지 않은 상황이지만, 바꿔 말하면 재정을 통해 민간소비를 추가로 확대하기가 쉽지 않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반면 민간투자는 상당히 위축된 상황이다. 설비투자는 지난해 1분기 10.2% 증가에서 2분기 4.3% 감소로 전환한 후 올 1분기(-17.4%)까지 4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건설투자도 지난해 1분기 전년동기대비 1.2% 증가에서 2분기 2.5% 감소로 돌아선 이후 △3분기 -8.7% △4분기 -5.7% △올해 1분기-7.2%를 기록했다.
이에 이번 하경방은 세제, 재정, 규제완화 등 가용수단을 총동원해 기업이 준비하고 있는 투자를 최대한 앞당길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이 맞췄다. 정책효과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부문으로 중심을 옮긴 것이다. 소득주도성장이란 단어가 등장하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투자 활성화는 중장기적로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효과도 있다.
강성진 고려대 교수는 "이번에 강조된 민간투자 활성화와 투자세액공제, 인프라투자 모두 소득주도성장과는 반대되는 것"이라며 "정부가 R&D(연구개발) 집중, 건설업 투자 등 정책을 선택한 이유는 경기 활성화를 위해 효과가 가장 빠르기 때문으로, 현 상황에서 이런 정책을 쓰는 것 자체는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투자를 끌어내기 위한 규제 완화가 지지부진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안동현 서울대 교수는 "민간투자 중 큰 부분이 반도체 장비 등인데 지금은 1차적으로 반도체가 안 좋아 투자가 줄어든 것"이라며 "민간투자 활성화를 위해서는 규제를 풀어주는 구체적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