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정유미 검사장 '강등' 인사 취소해야…법무부, 인사권 남용"

법원 "정유미 검사장 '강등' 인사 취소해야…법무부, 인사권 남용"

이혜수 기자
2026.06.11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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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미 검사장이 지난달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소취소 찬반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스1
정유미 검사장이 지난달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소취소 찬반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스1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이후 사실상 강등 인사 처분을 받은 정유미 검사장이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인사명령을 취소해달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승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이정원)는 11일 정 검사장이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인사명령처분취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대검검사급 검사인 정 검사장을 고검검사급으로 인사발령한 일부 처분은 처분 사유가 일부 존재하지 않고, 인사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어서 위법하다"고 밝혔다.

사건 쟁점은 대검검사급이었던 정 검사장을 고검검사급 보직으로 인사발령한 것이 위법한지였다. 재판부는 정 검사장에게 가해진 인사명령 처분이 강등에 해당하진 않지만, 불이익이 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먼저 정 검사장이 정치브로커 명태균씨 공천개입 사건을 부실 수사했단 의혹 탓에 피의자로 적시됐다는 이유는 인사 처분의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봤다. 재판부는 "(인사명령 처분에 있어서) 정 검사장의 잘못이 상당 부분 객관적 사실로 확인돼야 하고 단지 어떤 의혹·범죄 혐의가 있단 것만으로 인사상 불이익을 가할 수 없다"며 "언론이나 국정감사에서 부실 수사 의혹이 제기됐거나 피의자가 된 것만으론 정 검사장이 명씨 사건을 부실 수사한 사실이 객관적으로 확인됐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법무부 장관이 정치적 목적에 따라 인사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단 정 검사장의 주장도 인정됐다. 재판부는 "이 사건 처분은 검찰 인사 관행상 매우 이례적인 전보인사"라며 "법무부 장관이 의도한 것은 정 검사장의 자발적인 사직으로 보인다"고 했다. 정 검사장은 창원지검 검사장에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발령 난 지 불과 수개월 만에 사실상 강등에 이르는 인사명령 처분을 받았다.

재판부는 △이 사건 처분이 징계 절차를 거쳐야 하는 사안은 아니지만 정 검사장의 자발적 사직을 유도할 수 있을 정도의 처분으로 미리 정 검사장에게 소명 기회를 부여했어야 했단 점 △징계사유가 인정된다면 징계 절차를 거쳐 징계해야 함에도 아무런 소명 기회 없이 하위 보직으로 전보한 건 사실상 법령에 규정된 검사 징계 절차·사전통지 절차·의견제출 절차 등을 빼앗은 것이라는 점 등도 지적했다.

재판부는 다만 정 검사장이 검찰 내부 게시판(이프로스)에 작성한 이재명 대통령 관련 형사사건(대장동·패스트트랙) 항소 포기에 대한 글은 부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재판부는 "정 검사장이 작성한 글에서 국가기관과 상급자, 특정인을 모욕하거나 검찰이 정치적 이유에서 검찰권 행사를 부당하게 행사하고 있단 취지의 단정적·과장된 표현들은 표현의 자유의 범위 내에 있다 단정할 수 없을 정도로 부적절하다"고 설명했다.

정 검사장은 승소 후 머니투데이에 "승소는 당연한 결과였다"며 "당연한 일을 국가적 자원을 낭비해가며 얻어내야 한다는 게 말이 안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검사장은 지난해 12월11일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통해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에서 대전고검 검사로 전보됐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대검 검사급(검사장) 보직이어서 고검 검사급(차장·부장검사)로의 인사가 사실상 강등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정 검사장은 앞서 검찰이 대장동 민간업자들에 대한 1심 선고 이후 항소를 포기하자 검찰 지휘부 등에 경위 설명을 요청하는 '검사장 성명'에 이름을 올린 검사장 중 한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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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수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이혜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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