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확산되고 있다는 소식에 당장 마스크를 구매하기로 했다. 스마트폰으로 평소 이용하는 온라인쇼핑몰에 접속, 마스크를 고르고 신용카드로 결제도 마쳤다. 그러나 '오후 배송'이라던 마스크는 다음날에도 오지 않았다. 사흘째에야 온라인쇼핑몰은 "재고 소진이 뒤늦게 확인돼 제품을 배송할 수 없게 됐다"며 "결제 금액은 즉시 환불하겠다"고 밝혔다.
A씨는 당일 필요했던 마스크를 받지 못했다. 온라인쇼핑몰이 미리 품절 사실을 알렸다면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재고 소진'이 거짓이 아닌 이상 정부는 온라인쇼핑몰을 제재하기 어렵다.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온라인쇼핑의 특성을 반영한 전자상거래법 때문이다.
전자상거래법 15조 1항에 따르면 온라인쇼핑몰과 같은 통신판매업자는 소비자가 청약(주문)을 한 날부터 7일 내 제품 공급에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 A씨 사례처럼 제품을 받기 전 결제가 먼저 이뤄진 경우는 기간이 3일로 줄어든다.
'필요한 조치'가 반드시 '배송 완료'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같은 법 15조 2항은 통신판매업자가 청약받은 제품을 공급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았을 때 지체 없이 소비자에게 사유를 알리도록 했다. 결제가 이미 이뤄졌다면 결제일부터 3일 내 환불이나 환불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A씨 사례에서 온라인쇼핑몰을 처벌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온라인쇼핑몰이 주문량 폭증으로 재고 부족을 뒤늦게 파악했고, 주문 3일째에 환불을 했다면 해당 조항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해당 법 규정은 온라인쇼핑몰의 영업 특성을 고려한 것이다. 온라인쇼핑몰은 제품 물량을 완전히 확보해놓고 판매를 시작하지 않는다. '1000개 물량 소진 시까지 판매' 등으로 광고하는 TV홈쇼핑과 비교된다. 전자상거래법에서 소비자가 주문한 후 필요한 조치를 취하기까지 3~7일 기간을 주는 것은 이런 특성을 고려해 '준비 시간'을 부여한 것이다.
온라인쇼핑에서 주문이 '계약'이 아닌 '청약'인 것과도 연계가 된다. 소비자는 주문 후 '거래가 끝났다'고 생각하지만 사실과 다르다. 청약은 계약 성립을 목표로 한 일방적 의사표시이기 때문에 청약만으로는 계약이 맺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온라인쇼핑몰이 법 감시망을 쉽게 빠져나갈 수는 없다.
전자상거래법 14조에 따르면 통신판매업자는 소비자로부터 청약을 받았을 때 판매 가능 여부에 대한 정보를 신속하게 알릴 의무가 있다. 주문이 이뤄졌을 때 이미 재고가 없는 상태였는데도 고의나 부주의로 뒤늦게 품절을 알렸다면 법에 저촉될 수 있다는 의미다.
품절 상태가 아닌데도 가격 인상을 위해 거짓으로 제품을 공급하지 않은 경우도 전자상거래법 위반이 된다. 공정위는 5일 쿠팡, 위메프, 티몬, 지마켓을 상대로 이런 문제가 없는지 조사에 착수했다. 지난 4일 정부합동점검반의 첫 적발이 이뤄진 후 신속히 점검에 나선 것이다.
공정위는 온라인쇼핑몰이 적극적으로 전자상거래법상 규정 등을 소비자에게 적극 알려 피해를 예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업체 노력과 함께 소비자의 관심도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온라인쇼핑몰에서 주문한 마스크, 손세정제가 갑자기 품절돼 제때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는 사실을 미리 인지하고 구매를 결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마스크 등 건강을 위해 즉시 필요한 제품이라면 온라인쇼핑이 아닌 오프라인 매장을 이용하는 것이 현명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