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종구 전 하이마트 회장이 국세청의 622억원 증여세 과세에 불복해 청구한 조세심판관합동회의를 앞두고 과세공무원 출신의 화려한 세무사들을 선임했다.
일각에서는 선 전 회장이 중복조사 금지라는 국세청 약점을 파고들어 이미 납부한 622억원을 조세심판 판결로 되찾아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선 전 회장의 전략과 진용이 막강해 조세심판원이 어떤 심리로 사안을 판단할 지 주목된다.
11일 국무총리실 등에 따르면 조세심판원은 12일 조세심판관합동회의를 통해 국세청이 2018년 선종구 전 회장 일가에 과세한 622억원 증여세 불복 심리를 진행한다. 국세청은 선 전 회장이 하이마트 주식을 아들과 딸 명의로 넘기면서 얻은 차익에 대해 증여세 324억원과 가산세 298억원을 합해 총 622억원을 과세했는데, 선 전 회장은 이 과세가 2018년 4월 대법원에서 확정된 명의신탁관계 인정 판결(대법원2016두45387)과 불가분의 이중처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건을 쉽게 정리하면 선 전 회장은 하이마트 주식 매매 과정에서 수십억원대 돈으로 본인과 자녀 명의로 약 3000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국세청은 파악하고 있다. 과세당국은 이를 뒤늦게 파악해 선 전 회장에 최초 1375억원 증여세를 매겼지만, 선 전 회장이 이를 대법원에서 명의신탁(자녀이름을 빌린 본인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과세는 취소됐다.
국세청은 다시 명의신탁이라면 선종구 전 회장이 주식 상장차익에 대한 증여세를 내라며 622억원을 부과했지만, 선 회장은 조세심판으로 이 사안이 국세기본법 81조, 세무조사권 남용금지에 해당한다고 맞서고 있다.
선종구 전 회장은 이번 조세심판원 결정에 대한 대리인으로 국세청 조사국 출신이자 관할지 세무서장을 역임한 A세무사를 선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법무법인 율촌을 추가로 선임해 치밀한 논리를 덧댄 것으로 전해졌다. 율촌에서도 국세청 조사국 출신 B씨가 고문으로 나서 선 전 회장을 돕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 설명이다. 이른바 세피아(전직 세무공무원 출신 전관 세무사)가 나선 셈이다.
선 전 회장은 최근에는 조세심판원 심판조사관 출신 세무사도 물밑 고용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세심판원 관계자는 "법적으로는 직접 고용을 할 수 없다"며 "아마도 직접 수임 대신 선 전 회장 일가가 가진 다른 법인에 조세자문을 하는 형태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세청은 이번 심리를 앞두고 다시 긴장하고 있다. 선 전 회장이 최근 더플레이어스CC 골프장과 각종 부동산을 팔아 해외이전을 계획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어서다. 선 전 회장이 조세심판을 통해 청구 인용을 얻어낼 경우 다시 국고에서 622억원이 나가게 된다. 과세당국은 이후에는 선 전 회장에 대해 과세해 압류할 국내 자산이 없어 조세형평을 지켜낼 수 없을 것이란 우려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