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은 코로나19(COVID-19) 위기를 온전히 극복하고, 포스트(post) 코로나 시대를 주도하기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다”
정부가 17일 확정한 ‘2021년 경제정책방향’의 목표는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 발언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김 차관은 지난 14일 있었던 사전브리핑에서 “올해는 코로나가 말 그대로 모든 것을 결정했던 한 해였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정부는 올해는 정책역량을 코로나 ‘견디기’에 집중했지만, 내년에는 이런 수준을 넘어 코로나를 ‘이겨내고’ 경제를 ‘도약시키는데’ 초점을 맞춘다. 그러나 정부도 인정하듯 코로나 사태를 예측하기 어렵고, 이번 발표한 대책 상당수가 기존 정책을 강화하는 수준에 머물러 목표 달성은 장담하기 어렵다.
정부는 2020년을 “미증유의 글로벌 펜데믹에 따른 보건·경제 위기 속에서 세계적으로 극심한 경기침체와 구조적 전환에 직면했던 한 해”였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K-방역 체계 구축, 과감한 정책 대응으로 피해를 최소화해 ‘위기에 강한 경제’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고 자평했다.
2021년에는 경기 전반이 부진에서 벗어나지만, 코로나 상황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소비·고용 등은 어려움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우선 소비는 정부 지원 확대, 심리 개선으로 회복이 예상되지만 코로나 상황에 따라 흐름이 제약받을 수 있다고 봤다. 수출은 반도체·전기차 등 신산업 중심으로 개선 흐름이 이어지지만 통상 환경 변화가 변수가 될 수 있고, 고용은 회복 속도가 완만할 것으로 예상했다. 분배 상황은 정책효과에도 경기·구조적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는 이런 경기상황 판단하에 내년 경제정책방향의 두 축을 ‘빠르고 강한 경제회복과 활력 복원’ 및 ‘선도형 경제로의 대전환’으로 정했다.
우선 경제회복의 세부 목표는 올해 역성장(-1.1% 전망)을 벗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초로 국내총생산(GDP)을 2019년 수준 이상 달성하는 것으로 정했다. 한국 경제를 최소한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돌려놓겠다는 것이다. 한국의 2019년 실질 GDP는 1848조9585억원이었다.
이런 목표 달성을 위한 대표 정책이 △상반기 재정 조기집행 목표 63% 설정 등 확장적 기조 유지 △신용카드 사용액 증가분에 별도 소득공제 신설 등 소비·투자 확대 △고용증대세액공제 개편 등 일자리·소상공인 지원이다.
경제정책방향의 두 번째 축인 ‘선도형 경제로의 대전환’은 ‘성장 경로 업그레이드’를 목표로 한다. 5세대 이동통신(5G)과 첨단 반도체 분야 세제 혜택 제공, 빅3(미래차·바이오·반도체) 성장 동력화 정책 등이 이를 뒷받침한다. 그린뉴딜·탄소중립 등 지속성장을 위한 대책, 국민취업제도 시행 등 고용·사회 안전망 확충 방안도 여기에 함께 담겼다.
문제는 이런 대책을 '코로나 극복'을 전제로 짰다는 점이다. 정부는 백신 상용화 등으로 내년 하반기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고, 경제활동이 본격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최근 한국만해도 하루 신규 확진자가 1000명 내외를 기록해 거리두기 3단계 격상 가능성이 거론되는 등 사태를 종잡을 수 없다. 정부는 내년 경제전망에서 3단계 상향 조정 등은 고려하지 않았으며, 유사시 추가 조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경제정책방향에 획기적 대책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핵심 대책으로 꼽히는 신용카드 소득공제 강화는 혜택이 크지 않아 추가 소비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고효율 가전 구매금액 환급 등은 기존 정책의 연장·강화 수준이다. '110조원 규모 투자프로젝트'가 성공하려면 결국 경영환경 개선이 뒷받침 돼야 하는데, 이를 위한 규제 개선 등은 눈에 띄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