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갑질 피해구제' 빨라진다...공정위, 동의의결도 '서면심의'

세종=유재희 기자
2021.10.07 18:00
사진 제공= 공정거래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가 자진시정(피해구제)을 전제로 불공정거래에 대한 제재를 면제해주는 '동의의결'에 서면심의 방식을 도입, 처리 기간을 단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지금까진 동의의결 처리에 최장 2년 가까이 소요돼 기간 단축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7일 관련 부처에 따르면 공정위는 '동의의결제도 운영 및 절차 등에 관한 규칙'을 연내 개정, 동의의결 진행 여부 결정에 서면심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동의의결은 공정위가 조사 대상 사업자가 내놓은 자진시정 방안이 타당하다고 인정될 경우 불공정거래행위의 법 위반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는 제도다.

당국은 불공정거래행위로 인한 사회적 파장이 적거나, 기업의 피해구제 방안이 명확해 동의의결 신청에 이견이 없는 사안에 대해 서면심의를 활용할 계획이다.

그간 공정위는 동의의결을 개시를 결정하기 위해 구술심의를 진행해왔다. 구술심의는 동의의결 개시 안건을 전원회의 개별 안건으로 배정해야 하는 데다 조사 대상 피심인 측이 참석해 대면심의를 받는 만큼 일정 조율에 장시간이 소요됐다.

이에 반해 서면심의의 경우 전원회의 일정을 따로 잡지 않아도 된다. 타 안건이 상정된 회의를 마친 이후 동의의결 개시 여부를 처리할 수 있다. 공정위 위원장·부위원장·상임위원 등의 의견을 서면으로 취합해 결정하는 방식이다.

다만 동의의결을 신청하는 사안 대부분이 불공정거래행위 혐의가 중대하다는 점은 딜레마다. 혐의에 대한 예상 제재수위가 높은 경우 공정위는 서면심의보다 구술심의를 통해 동의의결 개시 여부를 결정할 수 밖에 없다. 동의의결을 적용해 소비자의 피해구제를 견인할 만한 사안인지, 처벌을 면제해주는 반대급부로 기업의 자진시정안(피해구제 방안)이 합리적인지 등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공정위가 동의의결 처리 기간을 단축하려는 것은 제도 도입 취지인 '신속한 피해구제'를 실현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조성욱 공정위원장는 올초 사업자가 동의의결을 신청한 이후부터 확정까지의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앞서 동의의결이 적용된 사례를 보면 평균 처리 기간이 약 1년에 달해 제도 취지인 신속한 피해구제를 현실화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공정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업이 동의의결을 신청하는 날짜부터 동의의결 확정일까지 기간이 11개월 이상(평균 341일)이었다.

처리기간이 가장 길었던 사건은 '애플코리아의 거래상지위 남용 행위' 건으로, 동의의결 신청일부터 확정까지 약 22개월(651일)이 걸렸다. 이어 SAP코리아의 거래상지위 남용 행위(393일), 마이크로소프트와 노키아의 기업결합 제한 규정 위반 행위(362일), SK텔레콤(346일)·LG유플러스(339일)·KT(337일)의 부당한 광고 행위 건 등 순으로 길었다.

공정위 관계자는 "피심인의 동의의결 신청에 대한 공정위 심사관 측 의견이 일치할 경우 등에 한해 서면심의를 적용할 계획"이라며 "동의의결 신청일부터 개시일까지 기간이 단축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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