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우리도 사실 카톡 써요"…나랏돈 25억 쏟은 '공무원톡' 없앤다

세종=김훈남 기자, 정현수 기자
2021.12.02 06:55

행정안전부가 공무원 전용 업무 메신저 '바로톡'의 운영을 중단키로 했다. 6년 간 운영했지만 가입률이 50%에도 못 미치는데다 1인당 월별 이용건수도 20건 남짓일 만큼 저조한 이용률 탓이다. 당초 행안부는 내년도 예산안에 바로톡 기능개선 예산을 10억원 이상 늘려잡았는데, 예산을 심의 중인 국회가 전액 감액 의견을 내자 운영 중단으로 방향을 틀었다.

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관련부처에 따르면 행안부는 지난달 18일 열린 예결위 예산조정소위에서 바로톡 운영 중단 방침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에 행안부는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에 바로톡 개선사업인 '모바일 행정서비스 확산 및 고도화' 예산으로 올해 대비 10억2300만원 증액된 16억900만원을 담았다. 하지만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예산안 예비심사 과정에서 바로톡 이용률 저조 문제를 지적하며 예산 전액삭감 의견을 내놨다.

그러자 행안부는 민간 메신저를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카카오톡 같은 민간 메신저를 사용하면서 공직 업무관련 서버를 국정자원관리원에 두고 별도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바로톡 개선 예산 16억900억원 전액 감액 의견에 대해 고규창 행안부 차관은 "민간 메신저를 활용하되 정부기관이 인정하는 보안수준을 갖출 수 있도록 예산을 세웠다"며 "바로톡에 관한 (운영비) 부분 4억원을 삭감하고 민간 메신저를 운영하기 위한 예산 12억원을 (편성)해 달라"고 말했다.

바로톡은 모바일 전자정부 구축과 공직업무 보안 강화를 위해 만든 공무원 전용메신저다. 2014년 12월 개발해 시범서비스를 거쳐 2016년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공직자를 대상으로 본격 운영을 시작했다. 특히 2017년 12월 정부의 가상자산 규제 방침을 담은 보도자료가 발표 3시간 전 유출되는 보안사고가 일어나면서 업무상 의사소통은 바로톡만 사용하도록 규정을 강화하기도 했다.

하지만 공직 사회에서 바로톡 이용율은 저조하다. 행안부가 국회에 제출한 이용현황을 살펴보면 올해 9월 말 기준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의 가입대상 51만4156명 가운데 바로톡 누적가입자는 23만1749명이다. 가입대상 대비 가입률은 45.1%로 공무원 절반 이상이 사용은 커녕 가입조차 하지 않은 셈이다.

이들의 월별 이용건수는 486만여건으로 1인당 사용건수가 21건에 불과하다. 특히 지자체 공무원의 바로톡 1인당 이용건수는 한달에 7건에 그쳤다. 바로톡 개발에 16억원, 매년 2억~5억원 등 총 25억4700만원이 들어갔지만 보안상 이유로 자료 다운로드가 불가능한 점 등 편의성 문제로 이용률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18일 예결소위에서 바로톡 이용률 저조문제에 대한 위원들의 질타가 이어지자 고규창 차관은 "저희는 사실 민간 시스템을 쓰고 있다"고 털어놨다.

한편 행안부는 바로톡 운영중단과 관련해 예산편성 업무를 맡은 기재부와 논의없이 민간업체의 견적만을 근거로 예산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안도걸 기재부 2차관은 이날 소위에서 "(민간 메신저 사용예산으로) 12억원을 제시했는데 기재부와 협의가 안 됐다"며 "시간을 주면 관계기관이 다시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직전 예산에 비해 10억원을 증액하고도 일방적으로 용처를 변경했다는 의미다. 결국 예결위 예산소위는 이날 바로톡 관련 예산 감액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논의를 뒤로 미뤘다.

이에 대해 행안부 관계자는 "민간 메신저를 도입하면 편의성을 높일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예산심의를 요청한 것"이라며 "다양한 기능개선 방식 가운데 집행과정에서 개발이나 구매 등 여부를 결정하는 것으로 예산 산정근거만 마련해 (심의에) 올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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