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당선인, 최대 수출국 중국에 특사를 안 보낸다고?"[이지경제]

세종=안재용 기자
2022.03.19 07:26
(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당선인 집무실에서 열린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과의 면담에서 반 전 총장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2022.3.18/뉴스1

최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중국 등을 제외하고 미국과 EU(유럽연합)에 우선 특사를 보내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온 것과 관련, 일부 통상 전문가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수출의 약 25%를 차지한 국가인데, 홀대하는 모양새가 되면 불필요한 갈등이 야기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중국에 후순위로 특사를 파견해도 문제가 없다는 전문가들도 있다. 논란이 되자 윤 당선인 측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 출범 후 특사 문제를 원점 검토하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18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인수위 외교안보분과 간사를 맡고 있는 김성한 전 외교부 차관은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에게 "(주요국 특사 파견 문제는) 인수위 출범 후 다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도 같은 날 정례 브리핑에서 "특사 파견 여부 뿐 아니라 어느 나라로 보낼지, 어떤 형태의 구성을 갖춰야 할 지 검토되거나 결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당초 윤 당선인 측은 미국과 EU에 먼저 특사를 파견하고 중국과 일본은 대통령 취임 이후 특사를 파견할 계획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한미동맹 강화, EU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고려한 판단이었다. 미국 특사로 박진 국민의힘 의원으로 내정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왕휘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국이) 의도적으로 중국을 따돌리거나 배제하겠다는 의도를 보여주지 않으면 된다"며 "우리가 미국과 동맹국인 것을 중국도 알고 있기 때문에 (한국이) 미국과 잘 지낸다고 해서 중국이 전혀 뭐라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중국은 한국 수출의 25%를 차지하는 국가이고 대외적 영향력도 늘어나고 있다"며 "반도체와 배터리 등 수출 주력품목을 생산하는 기업들은 중국에서 원자재를 수급하는 비중이 높은데 중국과 관계가 나빠지는 경우 (중국이) 우리 기업들에게 제재를 부과할 수도 있다는 위험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1월1일 발표한 '2021년 연간 및 12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한국이 지난해 중국에 수출한 규모는 1602억달러(약 194조원)로 전체 수출중 25.3%에 달한다. 단일국가로는 2위인 미국(14.8%)과 비교해도 10%포인트 넘게 차이난다.

한편 중국보다 미국에 특사를 먼저 파견하는 것에 문제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안덕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윤 당선인의) 대미관계 개선은 그간 과도하게 중국 쪽으로 비중이 쏠려있던 걸 정상화하는 차원에서 하려는 것 같고, 그 과정에서 공개적으로 중국과 척을 진다거나 하진 않을 것"이라며 "일본이나 유럽도 미국에 경도된 것처럼 보이지만 중국과 경제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만 봐도 막판까지 버텼던 나라가 일본인데 막상 되고 나서는 제일 먼저 발효시켰다"며 "외교도 보통사람 관계와 똑같아, 둘이 싸우는데 한쪽과 친하다고 싸움에 휘말릴 필요는 없는 것"이라고 했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도 "당선인이 한미동맹 강화를 공약으로 내걸었고 미국과 긴밀한 협력관계 구축을 추진하다고 했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 앞서 미국에 특사를 보내는 건 자연스러운 수순이 아니겠냐"면서도 "문제는 그렇다고 중국을 등한시 할 수는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특별히 중국과의 관계를 악화시킨다기 보다는 시간이 가면 갈수록 미국과 관계는 강화될 것이고, (그에 따라) 무게중심이 과거보다 미국쪽으로 가는 프로세스를 거치게 될 것"이라며 "미국과의 동맹관계 복원이 중국과의 관계 악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설령 대미 중심 외교로 중국과의 관계가 틀어지더라도 큰 피해가 없을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문종철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우크라이나 전쟁 국면에서 러시아를 사실상 유일하게 편들고 있는 게 중국인데 거기에 추종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건 좋지 않다"며 "중국 (수출) 비중을 의식해 지나치게 조심스러운 건 아닌가 생각하는데, (중국도) 무역을 통제한다거나 하는 조치를 취할 상황은 아니고 이미 (중국에) 당할대로 당해 (중국이) 추가 조치를 취한다고 해도 아주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