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체 공공기관의 현재 임직원 현황(정원)과 올해 신규 채용계획 점검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다음달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가 '작은 정부'를 표방하고 공공부문 효율성을 강조한 만큼 공공기관 인력 구조조정을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이 시작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17일 복수의 공기업 관계자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최근 전체 공공기관에 공문을 보내 15일까지 각 공공기관의 정원과 올해 신규 채용계획 등 인력 운용 현황을 보고하라고 주문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시장형·준시장형 등 공기업과 준정부기관, 기타 공공기관 350곳의 임직원 정원은 44만3570명이다. 문재인정부 출범 전인 2016년말 32만8479명에 비해 35% 가량 늘어났다. 지난 5년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코로나19(COVID-19) 고용 충격 대응으로 인한 공공부문 일자리가 급증한 결과였다. 기재부는 4분기 이후 정원 변화와 신규 채용 규모를 파악해 올해 기준 공공기관 임직원 규모를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인수위)가 새 정부 5년 간의 계획표인 국정과제를 만들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현 시점에서 공공부문 구조조정 방침이나 세부계획 등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공기업 관계자들 사이에선 정부의 이번 인력현황 파악이 새 정부 출범 후 공공기관 효율화 작업, 즉 인력 구조조정을 대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윤석열 정부는 현 정부와 달리 '작은 정부'를 표방하고 공공기관 기능의 민간 이전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차승훈 인수위 부대변인은 15일 서울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감사원에 공공기관 경영실태에 대한 체계적 점검을 통해 공공기관 정상화에 기여해달라고 당부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이 지난달 25일 업무보고에서 공공기관의 부실 방만경영 해소를 위한 재정건전성 점검 확대 방안을 보고한 데 따른 인수위의 주문이다. 새 정부 경제부총리에 지명된 추경호 기재부 장관 후보자 역시 지명 직후 간담회에서 공공기관 방만경영에 대해 대수술을 예고했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정부가 잇따라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을 지적하고 있고 그동안 인력 증가 등 비효율 문제가 쌓인 점을 고려하면 결국 인력 구조조정 요구가 따라올 수밖에 없다"며 "정원 현황과 신규 채용계획을 내라는 기재부의 요구도 결국 추후 인력조정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기간 적자 상태를 면치 못하면서 조직은 비대한 공공기관 중심으로 공공기관 인력 구조조정이 시작될 것이라는 얘기다.
공공기관의 경영평가 업무를 담당하는 기재부 역시 공공기관 효율화 방향에는 공감하고 있다. 특히 추경호 기재부 장관 후보자가 수차례 공공기관 '성과급 잔치' 등 방만경영 문제점을 비판해 온 점을 고려하면 인사청문 과정에서 공공기관 인력 구조조정에 대한 방향성이 드러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재 담당부서에서 (공공기관 인력 조정 관련) 진행 중인 사안은 없다"면서도 "새 정부 들어 공공기관을 어떤 방향으로 개혁해 나갈 것인지에 대해선 검토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