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 수출 애로 해결할 것…관세 규제 과감히 푼다"

대담=이상배 경제부장, 정리=유선일 기자
2022.07.18 06:20

[머투초대석] 윤태식 관세청장

윤태식 관세청장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고물가·고금리 속에 세계적으로 경기침체의 공포가 커지면서 한국 경제를 지탱해온 수출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무역 현장의 최일선에 있는 관세청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 때다.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을 거쳐 지난 5월 관세청장으로 부임한 윤태식 청장이 취임사에서 첫 일성으로 "경제 회복과 재도약을 위해 관세청의 모든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은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 13일 서울 논현동 서울본부세관에서 만난 윤태식 청장은 "관세청의 목표는 수출 확대 지원, 그중에서도 전자상거래 수출 기업 지원"이라고 강조했다. 윤 청장의 표현을 그대로 빌리면 전자상거래는 이미 '무역거래의 대세'가 됐다.

관세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수출 가운데 전자상거래의 비중은 2019년 45%, 2020년 56%, 2021년 66%에서 올해 1~5월 기준 74%까지 높아졌다. 윤 청장은 우리 수출 기업이 전자상거래 해외쇼핑몰에 입점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합동 컨설팅을 추진하고, 전자상거래 업체가 손쉽게 무역금융을 신청할 수 있도록 돕는 등 '역직구(해외직접판매) 활성화' 지원에 정책 역량을 쏟겠다고 했다.

관세청은 윤석열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규제개혁'에도 속도를 낸다. 윤 청장은 국민 건강·안전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수출입·물류·납세 등 관세행정 전반의 규제를 개혁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윤 청장은 관세청의 핵심 규제개혁 사업으로 △세관장 요건확인제도 개선 △보세제도 관련 규제 완화 △모바일 관세 납부 시스템 구축을 꼽았다.

[다음은 윤 청장과의 일문일답]

윤태식 관세청장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관세청장으로 취임한지 두 달이 됐다.

▶우리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관세청장으로 취임하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무엇보다 물가안정,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 관리 등 범정부적 주요 경제현안 해결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반도체 등 국가첨단전략산업 지원을 위해 수출입 관련 규제를 과감히 개선하고 해외통관 애로를 해소하는 등 우리 기업이 무역하기 좋은 대내외 환경을 조성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국민 건강과 사회 안전을 위협하는 마약, 총기류 등 불법·위해물품 단속 업무도 차질없이 수행 중이다.

-여러 정부에 걸쳐 공직 생활을 했다. 윤석열 정부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이라고 보나.

▶새 정부의 3가지 키워드는 민간, 자율, 혁신인 것 같다. 자율, 규제 완화는 역대 다른 정부도 많이 얘기한 사안이지만 실제로 이번 정부는 모든 정책의 초점을 여기에 맞추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생각한다. 민간의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하고, 경제를 민간이 끌고 정부가 밀어준다는 방향에 대한 강한 진정성이 보인다.

-관세청은 어떤 규제개혁을 추진하고 있나.

▶국민 건강과 사회 안전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관세행정 전 분야에 걸쳐 규제완화를 추진 중이다. 대표적인 사례를 3가지 꼽자면 세관장 요건확인제도 개선, 보세제도 관련 규제 완화, 모바일 관세 납부 시스템 구축을 검토 중이다.

우선 세관장 요건확인제도는 수출입 물품이 관련 법에서 정한 요건을 충족했는지 여부를 소관 부처 요청에 따라 세관에서 확인해주는 것인데, 부처 편의주의로 과도하게 확대돼 수출입 기업에 부담이 되는 측면이 있다. 향후 규제영향평가 도입, 세관장 요건확인 생략 대상 확대 등을 통해 꼭 필요한 품목만 통관단계에서 요건을 확인하도록 관계부처와 협의할 계획이다.

보세공장 제도 관련 규제도 완화해 국가첨단전략산업의 수출 경쟁력 제고를 도모할 것이다. 아울러 개인의 납세 편의 제고 차원에서 해외 직접구매를 이용하는 국민이 모바일 기기를 통해 관세액을 확인·납부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년 도입할 계획이다.

-우리 수출이 하반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관세청은 어떤 지원을 고민하고 있나.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주요 교역국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하반기 수출 여건이 녹록하지 않아 보인다. 관세청의 큰 관심사는 이미 '대세'로 떠오른 전자상거래 수출을 어떻게 확대하느냐다. 전자상거래 업체의 수출 관련 절차 등 이슈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환경 변화에 적응하려 노력하고 있다.

우선 내년 상반기부터 전자상거래 업체의 수출 실적을 업체 동의하에 은행에 전자적으로 제공, 다량의 증빙서류 제출 없이도 무역금융 신청이 가능하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여건이 성숙되면 한중 해상운송 사례처럼 우리 기업의 물류비 절감을 위해 일본 등 아시아권 근거리 국가에 대해서도 해상운송을 통한 목록통관이 적용될 수 있도록 관련국과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목록통관은 송·수하인 성명, 전화번호 등이 기재된 송장만으로 통관이 가능하도록 한 제도다.

-국내 면세점에 대한 지원으로 어떤 것을 검토하고 있나.

▶코로나19(COVID-19) 사태의 영향으로 여행객이 급감해 면세점 업계가 경영 위기에 직면했다. 이들을 위해 해외 거주 외국인을 대상으로 시내 면세점이 운영하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국산품 판매(해외 배송)를 허용했다. 코로나 사태를 고려해 한시적으로 시행한 것인데 업계에선 상시 제도화를 건의하고 있어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다.

면세점 지원과 관련해선 8월 '면세점 산업 활성화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온라인 해외판매 활성화, 과도한 송객수수료 이슈 등 관세청 소관 사항을 중심으로 방안을 마련한다.

윤태식 관세청장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마약·총기류 등 위해물품의 국내 반입 차단도 관세청의 중요한 역할이다.

▶관세청은 신속한 통관 지원과 위해물품 반입 차단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해야 한다. 상충된 것처럼 보이는 두 가지 목표를 조화롭게 달성하는 것이 관세당국의 과제다.

한국은 이미 2016년에 마약사범이 1만명(인구 10만명당 25.2명꼴)에 달해 '인구 10만명당 마약사범 20명 미만 국가'를 의미하는 마약청정국 기준을 넘어섰다. 다크웹·소셜미디어(SNS) 등으로 마약류를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고 추적이 어려운 가상화폐로도 결제되고 있어 미래 주역인 2030세대 마약사범의 증가가 우려스럽다.

위해물품 반입을 막기 위한 핵심 대책은 조직·인력 보강, 첨단장비 도입, 국내외 협력 강화 등 3가지다. 관세청은 마약류 사건의 98%가 발생하는 인천세관에 올해 마약전담 수사부서 1개과를 증설했다. 총기류 부품 등 소형물품 적발에 최적화된 고해상 복합 엑스레이(X-ray) 장비도 개발 중이다. 아울러 국내 단속기관, 세계 세관당국·수사기관과 우범정보 교환 및 공조수사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 및 중장기 차원의 목표는 무엇인가.

▶올해에는 불필요한 규제를 혁파해 기업 활력을 높이는 일에 앞장설 계획이다. 우리 경제의 최대 현안인 물가안정을 위해 관세청의 직·간접 수단을 총동원할 것이다. 아울러 글로벌밸류체인(GVC) 리스크 관리를 위한 공급망 위험 조기경보시스템(C-EWS)도 구축한다. 내년에는 주요 핵심산업 원료·부품 등의 정확한 관리를 위해 HSK(한국 관세 및 통계 통합분류표) 10단위 분류를 보다 세분화하는 신고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전자상거래 물품 통관에 적합한 전용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개인 수입자가 고유 계정을 기반으로 통관 진행현황, 납세실적 등을 웹사이트뿐 아니라 모바일로 손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전자상거래 직구포털 서비스'를 구축할 예정이다.

한국 기업에 우호적인 글로벌 무역환경 조성을 위해 관세당국 간 협력을 강화하고 우리나라 주도의 글로벌 협의체를 신설해 글로벌 이슈에 대응할 계획이다. 한국 기업이 수출 과정에서 관세품목분류체계(HS)에 착오가 발생하면 상당한 금액의 관세가 추징되는 등 애로가 많다. 관세청이 해외 관세당국과 협력해 이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내년 상반기에는 '케이커스텀스위크(K-Customs week)'라는 이름의 행사 개최를 계획하고 있다. 해외 관세당국은 이 행사에 초청돼 한국의 선진 관세행정을 배울 수 있고 한국 기업은 해외 관세당국과 교류를 넓힐 수 있다.

-끝으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관세청의 5300여명 직원들은 열의와 책임감을 갖고 일하고 있다. 이런 노력에 화답해 응원과 제언, 질책을 해주시면 잘 수렴해서 관세행정을 잘 이끌어가겠다. 국민의 입장에서 정책을 개발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더 담아내겠다.

[프로필]

△1969년 서울 △서울 영동고 △서울대 경영학과 △미국 일리노이주립대 경영학 석사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과장 △기재부 외화자금과장 △기재부 통상정책과장 △기재부 국제기구과장 △미국 국제통화기금(IMF) 이코노미스트 △기재부 다자개발은행연차총회 준비기획단장 △기재부 개발금융국장 △기재부 대변인 △기재부 국제금융국장 △기재부 정책조정국장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 △기재부 세제실장

윤태식 관세청장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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