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층으로 넓게 펼쳐진 수평 건물"
정부청사관리본부는 정부세종청사의 특징을 이렇게 설명한다. 정부청사관리본부의 설명대로 정부세종청사 외형은 독특하다. 낮은 층의 건물들을 하나로 연결한 구조다. 그런데 최근 기존 정부세종청사와는 사뭇 다른 외형의 건물이 완공을 앞두고 있다. 1동, 2동 등 번호를 딴 다른 건물과 다르게 '중앙동'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중앙동은 설계 당시부터 말이 많았다. 무엇보다 기존 정부세종청사 건물과 조화를 포기했다. '저층으로 넓게 펼쳐진 수평 건물'들 사이에 우뚝 선 고층 건물이 채택됐다. 설계 공모를 주관하던 심사위원장이 사퇴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우여곡절 끝에 공사가 시작됐고, 지난해 7월에는 '중앙동'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중앙동을 만든 이유는 공간 부족 때문이다. 당초 세종시 이전 계획에 포함돼 있지 않던 행정안전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018년 세종으로 터전을 옮겼다. 기존 정부세종청사에는 빈 자리가 없었기 때문에 이들 기관은 민간 건물을 빌려 사용했다. 부족한 사무 공간을 만들기 위해 중앙동이 필요했던 것이다.
지난해부터 중앙동 입주 부처를 두고 말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당초 신청사 건립 계획대로라면 행안부과 과기부가 중앙동에 입주하는 것이 순리였다. 하지만 과기부가 중앙동에 입주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회자되기 시작했다. 그 중심에는 정부세종청사 4동에 자리잡고 있던 기획재정부가 있었다.
기재부는 고질적인 주차난을 호소했다. 업무의 특성상 외부인의 출입이 많은데 주차 공간은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재부의 위치가 서울로 치면 역세권이라고 할 수 있는 BRT(간선급행버스체계) 정류장과 멀어 중앙동 입주를 희망했다. 중앙동은 기재부의 현 위치보다 BRT 정류장과 가깝다.
희망은 현실이 됐다. 정부청사관리본부는 지난 7월 중앙동 입주기관으로 행안부와 기재부를 결정했다. 여러 부처와의 연계가 많은 기재부와 행안부가 한 건물에 있어야 업무 효율성이 높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중앙동 입주를 기대했던 과기부는 기재부의 현 위치로 옮겨가야 할 처지가 됐다. 과기부 노조를 중심으로 반발이 컸다.
다소 궁색한 논리에도 기재부의 중앙동 입주가 가능해졌던 건 '힘 센 부처'로 통하는 기재부의 힘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예산을 담당하는 기재부는 여느 부처보다 입김이 세다. 조직을 담당하는 행안부와 더불어 다른 부처 공무원들이 가장 부담스러워 하는 곳이 기재부다. 결과적으로 기재부와 행안부, 가장 힘 센 부처 두 곳이 한 건물에 들어가게 됐다.
그래서인지 기재부와 행안부의 또 다른 기싸움도 벌어졌다. 어느 부처가 중앙동의 상층부를 쓸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렸다. 기재부와 행안부는 서로 상층부를 쓰겠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청사관리본부는 지난 7일 나름의 절충안을 내놓았다. 기재부가 중층부(3~10층), 행안부가 저층부(1~4층)와 고층부(10~14층)을 나눠 쓰는 방식이다.
'힘 센' 두 부처의 기싸움 결과가 누구의 승리로 끝났는지를 두고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