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새만금 267만평 '들썩'..32년만에 돌아온 잼버리 야영장 가보니

새만금(전북)=김지현 기자
2023.04.30 12:00

8월1~12일 새만금서 '세계잼버리' 개최..170개국 4.3만 청소년 참여

지난 27일 새만금 잼버리 영지 일대에서 부안고 1학년 안예성 군(왼쪽 두번째)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여성가족부

"살면서 전세계 친구들을 만날 기회가 별로 없을 거 같은데, 이번 기회에 많이 사귀고 싶습니다."

지난 27일 오후. 전북 부안군 새만금 잼버리 영지 일대에서 만난 부안고 1학년 안예성 군의 얼굴에는 긴장과 설렘이 가득했다. 올해로 3년째 스카우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는 그는 오는 8월1일부터 12일까지 이 지역에서 열리는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이하 세계잼버리)'에 참여한다. 4년에 한 번씩 열리는 세계스카우트연맹의 합동 야영대회이자 국제 청소년들의 대표적인 문화교류 축제인 '세계잼버리'는 약 267만평(8.84㎢)에 달하는 새만금 부지에서 개최된다. 안군은 "낯을 많이 가리고 성격이 소심해 부모님의 제안으로 스카우트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며 "실제로 해보니 사교성도 기르고 도움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여의도 3배 크기..170여개국 청소년 참석
전북 부안군 잼버리 영지에 설치된 시범 분단 시설 /사진제공=여성가족부

이번 세계잼버리엔 170여개국에서 만 14~17세 청소년과 지도자 4만3000명이 참석해 네트워킹 및 체험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실제로 취재진이 찾은 새만금 일대는 손님 맞이 준비로 분주했다. 글로벌 청소년 리더센터, 새만금 세계잼버리 대집회장 등은 6~7월 준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었고, 곳곳에 오렌지색 2인용 텐트가 설치되는 등 청소년과 운영진이 묵을 야영장도 한창 건설 중이었다. 세계잼버리 조직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이날 현장을 찾은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전세계 청소년들에게 K-팝과 K-컬쳐 등을 알리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의 홍보 및 문화 효과가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에서 세계잼버리가 열리는 건 이번이 두 번째로, 1991년 강원도 고성 개최 이후 32년 만이다. 1920년 영국 런던에서 처음으로 세계잼버리가 열렸고, 직전인 2019년 미국 웨스트버지니아 행사에선 한국 청소년과 지도자 530여명을 포함해 총 4만2000명이 참여한 교류의 장이 마련된 바 있다. 28년간 세계잼버리에서 활동한 이항복 조직위 잼버리운영팀 위원장은 "언어와 종교, 생활, 생각이 다른 170개국의 청소년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평생을 걸쳐 하기 어려운 경험"이라며 "영국의 경우 올해 4000명 이상이 새만금을 방문할 정도로 관심이 높다"고 설명했다.

새만금서 대규모 K-팝 콘서트 개최
청소년들이 2인 1조가 되어 묵을 야영 텐트 /사진제공=여성가족부

특히 이번 세계잼버리는 코로나19(COVID-19) 사태 이후 열리는 첫 대규모 국제 청소년 행사란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정서용 조직위 특별활동 프로그램팀장은 "K-문화에 대한 세계 청소년들의 관심이 높아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접목했다"며 "K-푸드의 경우 한국의 식자재를 준비해 대원들끼리 요리 대회를 하는 등 흥미를 돋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룬 말리크(Haroon Malik) 인도 로버스카우트 지도자는 "인도에서 방탄소년단(BTS) 등 K-팝에 대한 관심이 엄청나다"며 "이곳을 방문할 인도 청소년들이 인생에서 다시는 없을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잼버리 기간 중인 오는 8월6일에 인기 K-팝 아이돌이 현장을 찾아 콘서트를 펼치는 이유다. 아울러 영국의 유명 생존전문가 '베어 그릴스'와 세계스카우트지원재단 명예총재 칼 구스타프 16세 스웨덴 국왕도 행사장을 직접 방문할 계획이다.

조직위측은 이와 별도로 청소년들이 야영장에서 화랑 어워드와 숲 밧줄 놀이, 개척물 만들기 등의 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한다. 한국이 최첨단 기술을 보유한 국가로 잘 알려진 만큼 메타버스와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체험 등의 프로그램도 마련한다. 세계 30여개국의 전통음식을 맛볼 수 있는 '푸드 하우스'와 지역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체험관도 설치한다. 오케스트라 공연과 드론 쇼도 선보인다.

인파관리 대책 철저히..폭염·호우 대비도
지난 27일 세계스카우트연맹, 잼버리조직위 관계자들과 대화 중인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오른쪽) /사진제공=여성가족부

현재 세계스카우트연맹에선 스카우트에 가입한 뒤 일정 기간 이상 활동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만 세계잼버리 참가 신청을 받고 있다. 이에 새만금 세계잼버리에선 스카우트 대원이 아닌 청소년들과 가족들을 대상으로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야영지를 제외한 푸드하우스와 전시 공간, 대한민국 홍보관 등을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조직위는 특히 '안전한 잼버리' 개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날 현장에서도 폭염에 대비해 7.4㎞ 길이의 덩굴 터널을 파고, 폭우에도 피해가 나지 않도록 배수관로 등을 조성 중이었다. 김 장관은 "인파관리와 자연재난 등을 포함한 종합대책을 행정안전부 등과 오는 6월까지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스카우트 출신인 윤석열 대통령 역시 이번 세계잼버리에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29일엔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정원에서 한국스카우트연맹 명예총재 추대식을 열기도 했다. 김 장관은 "코로나19 이후 청소년 활동이 침체 돼 있는 상황인데, 스카우트 활동뿐만 아니라 학교 안팎 지원 대책 등 청소년 활동과 교과과정을 연계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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