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농가 관리나 양파 재고 관리가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 기존에는 현장에서 일일히 수기로 적어 보내오고, 그걸 다시 엑셀작업해 관리했는 데 그러다 보니 현장이랑 중간단계, 본부 사무실이랑 연결이 잘 안됐어요. 틀린 숫자도 나오고, 전체 물량 파악이 안돼 혼선도 생겼지요. 헌데 APC 정보화이후 각 단계가 모두 실시간으로 연결 되다보니 착오가 없어요. 전남 무안에서 생산되는 양파 생육상태, 농가별 생산량이 바로 시스템에 뜹니다. 틀림이 없죠. 하하"(지난 18일 경북 문경 신미(新味)네유통사업단 김대성 회장)
농업 현장에서 디지털 유통을 내용으로 하는 새로운 혁신 움직임이 활발하다. 정부가 농산물의 규격화·상품화를 앞당기기 위해 전국 각지에 품목별 '스마트 APC(농산물산지유통센터)' 건립을 추진하면서다. 과학적인 농산물 수확후 품질관리는 물론 정보화·자동화에 기반한 스마트 APC를 통해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고, 차별화된 고부가가치 농산물 생산을 통해 글로벌 수출 경쟁력을 제고하고 있다.
23일 농림축산식품부·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스마트APC'는 로봇·센서·통신 등 첨단정보통신기술(ICT)을 이용해 농산물의 저장·선별·포장 등 APC의 기능을 자동화하는 동시에 디지털화한 전(全)주기정보를 바탕으로 농장에서 소비지까지 전후방 산업을 연계하는 첨단 산지유통센터를 말한다.
농식품부는 농업의 미래성장산업화와 관련 '산지에서 소비지까지 농산물 유통 전 과정의 디지털 전환 추진'을 내용으로 하는 '농수산물 유통구조 개선대책(2024년)'을 마련해 품목별 주산지에 스마트APC 구축을 추진해 왔다.
경북 문경에서 양파 산지유통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신미네유통사업단'은 스마트APC 정보화 분야 선두주자다. 전국 각지의 농산물(양파) 생산은 물론 상품화, 판매까지 전 과정의 정보를 취합·관리해 다시 이를 생산·수급관리, 수요 맞춤형 상품화 등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특히 농가의 생산정보를 집적·관리함으로써 농가별 토양·재배방식 등에 따른 생산성 차이를 분석해 농가의 생산성 향상을 유도하고 있다.
신미네유통사업단도 그동안 어려움이 많았다. 연간 2만톤의 양파를 공급하는 APC임에도 불구하고 양파 선별·포장 등 상품화 과정 대부분을 직원들의 수작업에 의존했다. 출하 농가의 재배면적은 물론 출하 물량 등 생산 정보를 수기 또는 엑셀로 관리하다 보니 예기치 않는 실수들로 인해 곤란을 겪은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이창종 신미네유통사업단 상무는 "가뜩이나 농촌에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생산·유통과 관련된 모든 일을 다 수기로 진행하다 보니 담당직원의 업무 과중은 물론 사업 진행상황을 정확히 파악하는 데 애로사항이 많았다"고 했다.
신미네유통사업단은 이를 위해 2023년 정부의 산지유통센터 건립지원사업을 통해 스마트 APC를 구축, 상품화 과정을 자동화하고 농가 생산정보, 상품재고 정보 등을 시스템에서 자동 관리하도록 개선했다. 더 적은 인력으로 더 많은 물량을 소화할 수 있게 됐고, 정확한 데이터에 기반한 경영의사 결정이 가능해 졌다.
신미네유통사업단은 특히 APC 기능중 정보화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농식품부에서 개발한 'APC 정보지원시스템'을 본격 도입함으로써 △상품화 프로세스(입고→선별→포장→출하 등) △경영관리(정산·재무 등) △생산농가 정보 등 경영 전(全)단계의 정보를 수집·분석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했다.
신미네유통사업단의 생산관리는 이후 눈에띄게 달라졌다. APC 시스템의 팜맵(Farm Map) 농가별 경작지 위치 정보를 활용해 종자, 면적, 계약재배 물량 등 정보관리를 종합적으로 관리했다. 농가 역시 모바일앱으로 APC에 양파출하를 신청하고 , 선별 결과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어 업무효율성이 개선됐다.
또 APC에 양파가 입고돼 계근대에서 무게를 측정하면, 해당 정보가 APC 시스템에 자동 입력되고 이후 선별→저장→출하 단계별 데이터가 자동으로 연계돼 담당자가 별도 입력하지 않아도 실시간으로 사업현황을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농가별 생산정보를 분석해 생산성이 낮은 취약농가는 집중 관리하고, 생산성이 높은 우수농가의 노하우(know-how)는 계약 재배 농가와 공유함으로써 전체 농가의 생산성 개선을 도모했다. 실시간 농가 입고 현황과 재고 현황을 고려해 판매시기를 조절하고, 저장기간별 양파 감모율 등을 분석해 재고관리를 최적화할 수 있었다.
박순연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우리나라 농업의 미래는 스마트 APC의 성장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정부는 신미네유통사업단 사례와 같이 산지유통을 선도할 수 있는 스마트 APC를 오는 2026년까지 전국에 100개소 구축할 계획으로 이를 차질없이 추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