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을 앞두고 국내 기름값·밥상 물가 모두 비상이다. 고환율·고유가 영향으로 국내 주유소 기름값은 5개월 만에 가장 높다. 채소·과일 등 가격 상승세도 심상치 않다. 정부가 이번 주 내놓을 물가 대책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7일 석유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1685.54원, 경유 가격은 1531.78원이다. 두 유종 모두 지난해 8월 중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휘발유·경유 가격은 지난주까지 12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국제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뛴 영향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따르면 전날(현지시간) 기준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76.55달러다. 지난해 10월 14일(77.63달러)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도 1400원 중후반대에서 등락하고 있다. 1년 새 200원 가까이 뛰어올랐다. 12·3 비상계엄 후폭풍으로 지난해 12월에는 장중 한때 1486.7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2009년 금융위기 당시 수준이다.
설 명절을 앞두고 기름값 부담이 무겁다. 특히 국제유가 자체도 오르는 국면에 환율 상승이 맞물리면 국내 석유 도입 비용은 오를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승분은 3~4주 정도 시차를 두고 국내 기름값에 반영된다.
지난 추석과 비교해도 휘발유·경유 가격이 크게 뛰었다. 지난해 9월 18일(휘발유 1614.3원·경유 1450.2원)에 비해 70~80원 수준 상승했다.
여기에 먹거리 물가도 비상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배추 평균 소매가격은 한 포기에 5027원으로 지난해(3163원)보다 58.93% 올랐다. 무는 한 개에 1년 전보다 77.42% 오른 3206원으로 나타났다.
배추와 무 가격 상승은 지난해 여름철 폭염과 추석 이후 늦더위 등 기후 변화로 인해 생육이 부진했던 탓이다.
과일값도 강세였다. 설 성수품인 배(신고) 평균 소매가격은 10개에 4만1955원으로 1년 전보다 24.57% 올랐다.
정부는 조만간 물가관리대책을 발표한다. 기름값 대책은 유류세 인하 조치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 말곤 뚜렷한 대안이 없어 보인단 지적이 나온다. 이 밖에는 정유사·주유소 간 경쟁을 촉진하고 원가 절감을 강화하도록 유도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먹거리 물가 대책으론 주요 성수품 공급을 역대 최고 수준으로 늘리고 할인 행사를 지원해 소비자 부담을 줄이는 방안이 전망된다.
환율 상승 여파로 물가 오름폭이 커질 가능성도 거론됐다. 김웅 한국은 부총재보는 물가상황점검회의에서 "1월 물가상승률이 최근 고환율 등으로 좀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