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로 한국 세탁기 때렸던 트럼프, 이번엔…정부, 에너지 수입 늘리나

세종=김사무엘 기자
2025.02.04 15:48
(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국부펀드를 설립하는 행정명령에 서명을 한 뒤 취재진을 만나 “중국과 24시간 내로 대화할 것. 우리가 합의하지 못하면 중국 관세는 더 올라갈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2025.02.04 ⓒ AFP=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한 달 유예하기로 하면서 정부도 대응책 마련을 위한 시간을 벌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이 관세를 무기로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것인 만큼 통상당국도 미국 신정부의 의중을 파악하고 이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4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전후로 미국의 새로운 통상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민관 합동 회의를 열고 대외경제현안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분주한 움직임을 보여왔다. 미국의 관세 정책이 현실화할 경우 우리나라 기업과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이 상당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대로 캐나다와 멕시코에 25%의 관세가 부과되면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의 생산과 수출에도 타격이 생길 수밖에 없다. 현재 멕시코에는 삼성전자, LG전자, 기아 등이 생산 공장을 갖추고 있으며 북미 최대 광물 생산국인 캐나다에는 해외기업과의 합작을 통해 전기차·이차전지 생산을 하고 있다.

정부가 우리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는 가운데 관세 부과 시행일을 하루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한 달 간 유예 기간을 두겠다며 입장을 바꿨다. 멕시코 정부가 펜타닐 유입과 불법 이민을 막기 위한 미국의 조치에 합의했다는 이유다. 캐나다에 대해서도 국경 관리 강화와 마약 차단 등을 조건으로 관세를 유예했다.

정부 입장에서는 대응 방안 마련을 위한 시간을 번 셈이다. 아울러 보편관세 정책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파악하고 정부의 대응 방향성을 설정하는 데도 다소 힌트를 얻을 수 있게 됐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1기 행정부때와 마찬가지로 관세를 무기 삼아 상대국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 역시 미국으로의 마약 유입과 불법 이민을 차단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다.

미국이 한국 등 주요 무역적자국들에 대해서도 관세 부과를 시사하고 있어 정부의 대응 방향성도 이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29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지명자는 인사청문회에서 "일본의 철강과 한국의 가전이 우리의 선량함을 이용해 왔다"며 한국산 가전에 대해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정부는 이 역시 실제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의도보다는 한국 기업이 미국에 투자를 늘리고 생산시설을 늘리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본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러트닉 장관 지명자의 발언 취지는 미국 제조업 부흥의 수단으로서 관세를 활용하겠다는 것"이라며 "꼭 관세를 물리겠다는 취지로 보이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집권 당시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발동으로 효과를 본 경험이 있다. 2018년 1월 트럼프 대통령은 연간 120만대를 초과하는 외국산 대형 가정용 세탁기 수입물량에 대해 최대 50% 관세를 추가 부과하는 세이프가드 발동을 승인했다. 이후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 현지 공장을 통해 세탁기 생산에 나섰다.

무역수지 개선이라는 미국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산 에너지를 수입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이 경우 우리나라의 대미 무역흑자를 일부 상쇄하면서 미국의 무역적자가 일부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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