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관세가 어떻게 되는거냐라는 질문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지금은 대체시장, 생산기지 이전, 국내 유턴까지, 질문의 깊이가 다릅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관세대응 119 종합지원센터'(119센터) 직원의 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거세진 관세 정책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지난 2월 이 조직을 신설했다. 중소·중견기업은 물론 대기업과 업종별 협회에까지, 실질적인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119센터가 문을 연 2월 18일부터 이달 12일까지 누적 상담은 4514건에 달했다. 이 가운데 △관세 확인 2995건 △피해 대응 46건 △대체시장 발굴 294건 △생산거점 이전 156건 △기타 1023건 등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나 각종 행사 발언을 통해 하루가 멀다 하고 관세 정책을 언급한 4월에는 하루 상담 건수가 200건을 넘기도 했다.
119센터 직원의 하루 일과는 미국 백악관, 관세청의 관보를 찾아보고 관세통계품목(HS코드)의 추가·제외를 확인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기업 질문의 해답은 HS코드에 따라 기업의 제품이 관세 부과 대상인지 아닌지 분별할 수 있는 탓이다.
하지만 이 작업도 단순한 게 아니었다. 미국 각 기관들이 협의 없이 서로 다른 관보에 HS코드를 올려 중복 관세 부과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센터는 이 경우 관세율과 적용 여부를 명확히 확인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119센터에 따르면 기업의 적응력도 빨라지고 있다. 작은 결정 하나가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남우석 코트라 수출현장지원실장은 "요즘 들어 오는 문의는 대체시장, 생산거점 이전, 바이어 협상, 국내 유턴 등 생존 전략과 관련된 내용이 많다"고 말했다.
생산거점은 단기간에 바꾸기 어렵다. 따라서 당장 관세를 피할 수는 없다. 기업들은 대체시장을 찾거나, 원산지를 바꾸는 방식으로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 내로의 생산기지 이전이나 신흥시장 이전도 고려 대상이다.
미국 바이어와의 협상 관련한 질문도 눈여겨볼만 하다. 보통 관세는 '수입자' 부담 원칙이지만 119센터에 문의하는 대다수 질문이 '수출자' 부담을 요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119센터는 미국 세관·국경보호청(CBP)의 사전심사제도를 기업이 활용하도록 돕고 있다. 우리 수출 기업이 미국 수출 전 관세율, 적용규정, 필요서류, 수입 요건 등을 명확히 하기 위한 수단이며 중소·중견기업 대신 관련 작업을 처리한다. 6월에만 100건이 넘는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 실장은 "코트라는 119센터뿐 아니라 찾아가는 설명회, 수출바우처 등 다양한 방식으로 기업을 돕고 있다"며 "관세 장벽에 따른 수출 애로를 최소화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