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우리 정부도 발빠르게 움직였다.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국정 공백과 조기 대선 등 정치적 불확실성 속에서도 통상당국은 미국과의 대화를 이어가며 관세 대응에 나섰다. 피해 최소화를 위한 대책도 마련했다.
새 정부 출범으로 협상에 정치적 정당성이 실리면서 미국과의 관세 협의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정부는 '국익 최우선' 원칙 아래 협상에 임하겠다는 방침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 직후 관세 전쟁을 선포했다. 캐나다·멕시코·중국에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철강·자동차 등 주요 품목에도 고율 관세를 매기기 시작했다. 4월 2일엔 국가별로 20~40% 수준의 '상호관세' 도입을 선언하기도 했다. 상호관세는 다음달 8일까지 유예됐지만 기본관세 10%와 품목별 관세는 여전히 적용 중이다.
정부는 국정 공백 속에서도 미국과 접촉을 시도했다. 지난 2월 박종원 통상차관보가 워싱턴 D.C.를 방문하며 첫 물꼬를 텄고, 이후 안덕근 산업통상부장관과 정인교 전 통상교섭본부장도 잇따라 미국을 찾아 입장을 전달했다
정부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근거로 관세 철폐와 우호적 고려를 줄곧 요청해왔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미국은 한국에 기본관세 10%와 상호관세 15%를 합친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했다. FTA 체결국 중 최고 수준이다. 이후 한미 2+2(재무·통상장관) 회담 등 협의를 이어갔지만 별다른 진전을 이루진 못했다.
가장 큰 이유는 국정 공백이었다. 정치적‧정책적 결정을 내릴 통상 컨트롤타워가 부재하다보니 통상 협의에도 한계가 있었다. 정부는 협의 과정에서 한국 정치 일정을 감안해 달라고 거듭 요청하기도 했다.
조기 대선으로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불확실성은 일단락됐다. 이재명 정부 초대 통상교섭본부장으로 임명된 여한구 본부장은 취임사에서 '민주적 정당성'을 강조했다. 그는 "민주적 정당성과 맨데이트(선거를 통해 국민들로부터 주어진 권한)를 확보한 새 정부의 국정 철학을 반영해 지금부터 한미간 통상장관급에서 본격적인 '셔틀 협상'을 가속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 정부의 통상 협상 기조도 '국익 중심 실용주의'다. 미국에 일방적으로 끌려가지 않겠다는 뜻이다. 여 본부장은 "미국이 한국을 필요로 하듯, 한국도 미국이 필요하다"며 "실질적 성과를 내기 위한 협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관세 피해를 입은 기업에 대한 지원도 병행하고 있다. 지난 2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범부처 비상수출 대책'을 내놨다. 총 366조원 규모의 무역금융을 공급해 기업 유동성을 지원하고, 글로벌사우스 등 대체시장 발굴과 수출 다변화도 뒷받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