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쏘아올린 '금산분리 완화'…CVC 외부자금한도 풀릴까

세종=박광범 기자
2025.10.03 04:22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샘 올트먼 오픈AI 대표를 접견하고 있다./사진제공=대통령실

이재명 대통령이 인공지능(AI) 분야에 한해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 간 결합 금지) 규제 완화 방침을 밝히면서 정부가 공정거래법 개정 등 관련 제도 개선 검토에 들어갔다.

비금융 지주회사가 보유한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이 투자금을 조성할 때 외부자금을 40%까지만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한 공정거래법을 수정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다만 금산분리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핵심 강령인 만큼 AI 등 첨단산업에만 국한해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이 추진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2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 샘 올트먼 오픈AI CEO(최고경영자)를 만나 "독점의 폐해가 나타나지 않는 안전장치가 마련된 범위 내에서 현행 금산분리 규제를 재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산분리는 대기업이 은행이나 자산운용사 등을 직접 경영하지 못하도록 막는 규제다. 기업이 금융사를 사금고처럼 악용하지 못하도록 도입된 규제다.

이후 기업의 신사업 투자가 늘어나며 CVC를 만드는 것 까진 허용됐지만 각종 제약이 많아 기업들의 불만이 컸다. 지주사 소속 CVC는 100% 완전 자회사 형태로만 둘 수 있고 투자금 조성 때도 외부자금을 40%까지만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 지시에 따라 공정거래법 상 금산분리 조항들이 먼저 검토될 가능성이 높다.

우선 거론되는 카드는 CVC가 외부자금을 40%까지만 조달하도록 한 공정거래법 규정을 완화하는 것이다. 자금을 무한정 조달해 사실상 은행처럼 운영되는 것을 막기 위한 규정인데 이 제한이 풀리면 미국이나 일본 CVC들처럼 은행이나 연기금, 해외투자자 자금을 대규모로 끌어올 수 있게 된다.

다만 여당인 민주당이 금산분리 완화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던 만큼 여당과의 논의 과정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당 강령에 '부당한 자본집중 억제 및 효율적 자원배분과 함께 금융소비자의 편익 및 권익을 증대시키고 경제적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금산분리 원칙을 견지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전날 "당이나 정책위와도 협의할 것"이라며 "당연히 당에서 어느 정도 (의견이) 모아지면 협의를 할 것"이라고 밝힌 배경이기도 하다.

이와관련 대통령실은 기업들이 AI·반도체와 같은 첨단산업에 대규모 투자하는 경우에 한해서만 금산분리를 예외적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기업들이 직접 펀드를 조성하고 운영하는 GP(운용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예외를 두거나 국민성장펀드 등과 공동 GP 형태로 참여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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