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전 막판 관세협상 나선 통상당국…원자력·농산물 쟁점

세종=김사무엘 기자
2025.10.22 14:26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2일 오전 인천공항 2터미널에서 한미 관세협상 후속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 취재진 질의를 듣고 있다. 2025.10.22/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뉴스1

정부가 다음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관세 협상 최종 담판에 나선다. 양국 간 입장 차가 상당 부분 좁혀졌지만 원자력협정 개정과 농산물 시장 추가 개방 등이 막판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부분 합의가 아닌 모든 사안을 포함한 '패키지 딜' 형태로 타결을 추진한다.

22일 정부에 따르면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날 오전 미국으로 출국했다. 두 사람은 지난 19일과 20일 각각 귀국했지만, 이틀 만에 다시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급박하게 추가 협상 일정이 잡힌 것이다.

김 실장은 출국 전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많은 쟁점에 대해서는 양국간 이견이 많이 좁혀져 있는데 추가로 1~2가지 팽팽하게 대립하는 분야가 있다"며 "우리 국익에 맞는 타결안을 만들기 위해 이틀만에 다시 나가게 됐다"고 밝혔다.

1~2가지 쟁점이란 한미 원자력협정 등 안보 이슈와 농산물 시장 추가 개방일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원자력협정에서는 핵연료의 농축과 재처리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개정을 추진한다. 2015년 개정된 한미 원자력협정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미국의 사전동의 없이 우라늄의 20% 미만 저농축과 사용후핵연료의 부분적 재처리가 가능하다.

협정의 유효기간은 2035년까지지만 정부는 조기 개정을 통해 핵연료 주기 확보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외교부는 지난 21일 "지난 8월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농축·재처리를 포함해 안정적인 핵연료 확보 등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양국 간 원자력 협력 증진을 위한 의미 있는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농산물 분야에서는 미국산 대두(콩)의 추가 수입이 논의될 전망이다. 미중 무역갈등으로 중국이 미국산 대두 수입을 중단하자, 미국은 대체 시장 확보에 나선 상황이다. 위성락 대통령실 안보실장은 지난 17일 "한미 무역협상에서 농산물 관련 새로 들은 것은 대두 정도"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7월 30일 타결된 1차 한미 관세협상에는 농산물 시장이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후속 협상 과정에서 미국이 대두 수입 확대를 요구하면서 통상당국이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간 이견이 컸던 3500억달러(약 500조원) 규모 대미 투자펀드 운용 문제는 상당 부분 합의에 이르렀다. 당초 한국은 대출·보증 중심의 간접투자를 추진했으나, 미국은 '선불' 현금 투자를 주장했다. 정부의 설득 끝에 미국이 한국의 입장을 대부분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장관은 지난 20일 귀국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전액 현금투자를 요구하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상당 부분 미국측에서 우리 의견을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직접투자 비중이 어느 정도로 정해질지가 관건이다. 연간 150억~200억달러 수준의 분할 투자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미국이 현금 투자 요구를 일부 철회한 만큼, 한국이 미국산 대두 수입을 늘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체면을 세워줄 가능성도 있다. 대두 주산지인 미국 중서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 기반이다. 한국은 대미 직접투자를 확대하면서 원자력협정 개정이라는 실리를 챙길 수 있다.

10월31~11월1일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최종 패키지 형태로 합의문이 발표될 가능성도 나온다. 김 실장은 "쟁점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부분 합의된 내용만으로 MOU(양해각서)를 하는 것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MOU 전체에 대해서 양국간 합의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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